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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아니라서 못 간다” 무더위쉼터 가도 ‘열불’

도내 지정장소 90% 경로당… 눈총 받는 비회원 어르신들
회비 내는 회원도 짜증 “누구나 찾는 편한 공간 만들길”
사회복지 관계자 “실제 운영 효과 적어 장소 개발 필요”

 

 

 

“무더위쉼터? 아, 경로당. 거기 가면 시원하지만 회원이 아니라서 못가. 그냥 시원한 그늘 찾아다니는게 요즘 일이야”

연일 35도가 넘는 폭염이 쏟아지는 6일 오후, 수원 만석공원에서 부채 하나에 의지해 더위를 식히고 있는 한 어르신의 하소연이다.

이날 오후가 되자 만석공원 내 벤취는 인근 무료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뒤 저마다 부채 하나씩 들고 자리를 잡은 어르신들로 가득찼다.

인근에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무더위쉼터가 두 곳이나 있지만 이 어르신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6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에서 무더위 쉼터로 지정한 곳은 수원시 486곳을 비롯해 도내 31개 시·군에 총 6천910곳으로, 경로당이 전체의 약 90%인 6천101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더위쉼터로 지정되면 ‘냉방비’ 명목으로 월 5만원의 전기료를 경기도재해구호기금에서 지원받게 되며, 도내 경로당 대부분이 쉼터로 지정돼 냉방비를 지원받고 있지만 정작 경로당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은 어르신들에게 경로당에서 잠시 더위를 식히는 것조차 예외여서 불만이 일고 있다.

A씨(78·여)는 “올해는 너무 더워 시원한 에어컨이 부럽기도 하지만, 경로당 회원에 가입하려면 입회비와 매달 회비 2만~3만원씩을 내야해 부담스럽고, 달리 폭염을 피할 방법이 없어 그냥 여름을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에 있던 B씨(81·여)는 “사회복지사에게서 더울때 무더위쉼터를 이용하라는 안내를 들었지만, 경로당을 가면 회원이 아닌데 왜 왔냐고 면박을 받기 십상”이라며 “인근 복지관에 가면 시원하긴 한데 걸어가려면 너무 멀다. 차라리 그늘에서 이야기나 나누면서 있는게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반면 경로당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은 무더위쉼터라는 이유로 아무나 들어오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수원 장안구의 한 경로당에 다니는 김모(78·여)씨는 “점심시간이 되면 회비로 반찬을 사고 같이 모여 밥을 해 먹는데, 회원이 아닌 사람이 오면 여러 가지로 불편해진다”며 “경로당을 무더위쉼터로 지정하지 말고, 그 돈으로 누구나 눈총받지 않고 갈 수 있는 공간에 냉방비를 지원해 아무나 와서 쉬도록 하는게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무더위쉼터가 제 기능을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 수원의 한 사회복지 관계자는 “무더위쉼터가 취지에 비해 실제 운영에서 효과가 적은 것이 현실이며, 경로당 지원예산의 일부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제한된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편하게 갈수 있는 무더위쉼터 장소를 개발하고 지원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안직수기자 js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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