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응급의료전용 24시간 ‘닥터헬기’가 운영 39일만에 17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경기도는 지난달 4일 첫 운행에 돌입한 닥터헬기가 지난 12일까지 야간출동 6건, 충청남도 등 관할 외 지역출동 1건 등 모두 19건을 출동해 중증외상환자 17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주·야간과 지역 구분없이 현장을 누빈데 따른 것으로 2~3일에 1명꼴로 인명을 구한 셈이다.
출동성공률은 89.5%로 생명을 살리지 못한 2건은 헬기 도착 전 환자가 사망해 회항한 1건과 경기도 한 병원에서 뇌출혈로 치료 중이던 환자를 이송하던 중 사망한 1건이다.
이같은 성과는 도와 도교육청, 아주대병원이 지난 6월 ‘'응급의료전용헬기 이착륙장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해 학교운동장과 공공시설을 이착륙장으로 활용하는 적극적인 행정이 한몫한 것으로 평가됐다.
대표적 사례로는 이달 초 화성시 한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구조과정이 꼽힌다.
지난 4일 오후 8시24분쯤 화성시 매송면 일대 도로에서 포크레인과 버스가 추돌해 중상 3명, 경상 17명 등 2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로 전복된 포크레인 탑승자의 부상이 심각해 생명이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12분만에 현장에 도착한 닥터헬기 덕분에 다행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자동차로 50분~1시간 가량 걸리는 시간을 40여분 단축, 국민의 생명을 살린 것.
특히 당시 닥터헬기가 이착륙한 남양고는 학생들이 없는 주간에 한해 제한적으로 착륙이 허용됐던 곳이나 협약 이후 야간에도 착륙장으로 활용됐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지난 6월 협약식에서 “닥터헬기 착륙에 관한 모든 책임은 경기도가 질 테니 국민의 생명을 위해서는 지체 없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며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가 주도하는 닥터헬기 운용에 힘을 실어줬다.
이착륙장 협약이 착륙장을 찾지 못해 이륙 자체를 하지 못하는 기각률 감소와 현장출동 증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도는 분석했다.
실제 닥터헬기는 출동요청 20회 중 19회 출동이 성사, 기각률 5% 수준에 불과했다.
기각 1건은 출동 준비를 마쳤으나 사고현장에서 환자가 이미 사망한 경우였다.
19차례 출동 유형별로는 구조현장으로 날아간 현장출동 11회, 수술이 가능한 대형 병원으로 옮기는 병원 간 전원 7회, 회항 1회 등이다.
전체 출동의 절반 이상(57.9%)이 현장출동이었던 것이다.
윤덕희 도 보건의료정책과장은 “닥터헬기가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순항하며 제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륙 기각률을 최소화하고 신고접수부터 출동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여 더 많은 국민의 생명을 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 닥터헬기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24시간 상시 구조·구급 임무를 수행한다.
이착륙장 협약에 따라 경기도 내 학교 운동장 1천696곳, 공공청사 및 공원 77곳 등 모두 1천773곳을 닥터헬기 이착륙장으로 확보했다.
/조주형기자 peter5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