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놀 /권지영 저녁달 떠오른 창이 활짝 열린 카페 창가에 그와 나 나란히 앉아있었다 도심의 불빛들이 반짝이기 시작하고 간지러운 강아지풀처럼 살랑살랑 입김이 부는 듯하다가 내 귓가에 닿은 아주 작은 목소리 하나 그 한 마디 귓속으로 미끄러져 아득한 곳으로 내달리는 음악이 되고 멀리서 번지던 저녁놀이 내 볼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가만히 내 가슴 속에 박힌 별 하나 서서히 빛을 내기 시작했다 한 편의 시는 소리와 뜻이 잘 어울려 서정적 통일을 성취하는 법인데 시인의 작품에 소박한 일상의 공간을 대비시켜 저녁놀의 아름다움을 그려내었다. 시를 쉽고 편안하게 써내려가는 시인도 있고, 혼신을 다한 정성을 담은 시에는 시의 깊이도 남다르다. 독자들의 입장에서 마음을 이끌고 쓰다듬어주면서 삶의 의욕을 돋우어준다. 어린학생들과 지내는 날이 많은 시인에게는 자연예지의 순환을 보게 된다. 새로운 시간의 삶을 일상의 어린 새싹들로 하여금 정갈한 순수의 영혼들로 같이 걸어갈 수 만 있다면 그리하여 저마다 반짝이는 고운물살의 되었으면 참 좋겠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우리 동네에는 손재주가 좋은 어르신이 계십니다. 현재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서 벋어나 아파트 경비 일을 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여전이 생활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우리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경로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계십니다. 한번은 어르신께 식당 내 주방의 천장용 확산소화기 설치를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부착해주셨습니다. 이후에도 시간이 나시면 근처에 혼자 지내시는 어르신 댁의 살림살이 등을 틈틈이 손봐주시고 계십니다. 우리 복지관 사회복지사들은 일주일에 한번은 지역사회를 찾아갑니다. 경제활동 때문에 지역과 나누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을 찾아가 지역주민과 나누는 일을 제안하고 그들의 삶의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부탁드렸습니다. 혼자 사시는 어르신의 생신을 지역주민과 함께 축하하기 위해 동네 빵집을 찾아가고 동네 식당을 찾아가 부탁드려 작지만 소박한 생신잔치를 진행하였습니다. 생활이 어려운 지역주민의 건강을 위해 동네 한의원, 치과, 내과 등을 돌아다니며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부탁드렸습니다. 물론 거절당하기도 했지만 기꺼이 함께 하자고 하시는 분들이 있었기에 우리 사회복지사는 힘이 났고 우리 동네가 살만함을 느낍니다. 그래서 금주도 지
코끝이 알싸하도록 노란 향기가 맴돈다. 프리지아를 안고 돌아오는 길, 마음 먼저 봄을 부르고 아지랑이 피어오르듯 얼굴 가득 미소가 넘친다. 겨울 건넌 심심한 사무실 구석구석 심어질 봄 생각에 입 먼저 방긋거리지 않을 수 없다. 해마다 그렇게 나의 봄은 2월 막바지 그 언저리에서 시작되었다. 학교 졸업식이 거의 마무리가 될라치면 봄을 기웃거리던 천정부지 꽃값도 싸지게 마련이다. 때맞춰 기다렸다 노란 프리지아 한 아름 안고 맞는 그 봄이야말로 나의 소소하고도 확실한 행복임에 분명하다. 요즘 사람들 사이에는 소확행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소소하고도 확실한 행복을 말하는 신조어. 어쩌면 그 소확행을 잘 다스리는 일이야말로 초를 다투듯 달라지는, 끝없는 사건사고로 점철되는 현실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저마다의 소소하고도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나만의 큰 행복을 위해 이웃한 그들에게 상처를 주고, 뺏고, 밟는 행위가 아닌 소박하고도 잔잔한 물결 같은, 그 자잘한 자기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 그런 세상이야말로 봄꽃 지천으로 피어있는 4월의 동산 같은 내가 꿈꾸는 세상이 아닐까 싶
1997년 가정폭력이 더 이상 부부싸움이나 개인적 일이 아닌 명백한 범죄행위로 국가형벌권에 의하여 처벌 받는다는 의미에서 ‘가정폭력범죄처벌에관한특례법’이 제정되었다. 이제 가정폭력은 결코 사소한 부부싸움이 아니라 명백한 사회적 범죄인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도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선뜻 가해자를 신고하지 못한다. 가해자는 아이들의 아빠, 엄마, 가족이고 처벌로 인해 전과가 남게 되며 이혼도 쉽지 않은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 상습적으로 가해자로부터 폭행의 피해를 당하면서도 나만 참으면 되지 하며 가정 내 위험 속에 있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는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하면 된다. ‘가정폭력처벌등에관한특례법’에 규정되어 있는 가정보호사건은 가정폭력 범죄를 범한 사람에 대하여 환경의 조정과 성행의 교정을 위한 보호처분을 함으로써 파괴된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가꾸며 피해자와 가족구성원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다. 피해자보호와 가정의 회복을 주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형사처벌 없이 접근제한, 친권행사제한, 사회봉사, 수강명령, 보호관찰, 감호위탁, 치료위탁, 상담위탁 등으로 처분된다. 이러한 판결은
본인이 피해자전담경찰관 업무를 맡은 지 1년이 지났고 이제 2년 차에 들어갔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안성경찰서 역시 다사다난 했던 한해였다. 지금도 피해자와 상담할 때 “안녕하세요, 피해자전담경찰관 강현주입니다”라고 말하면 피해자분들은 여전히 생소한 얼굴을 하며 무엇을 도와줄 수 있냐고 물을 때가 많다. 이에 대해 “국가에서는 범죄피해자 보호 지원을 위해 살인, 강도, 방화, 폭행, 성폭력 등 강력범죄에 대하여 긴급 생계비지원(기초생활수급자), 치료비지원, 현장정리비지원 등 경제적인 지원과 법률구조공단과 연계 법률 상담과 이러한 범죄피해로 인한 심리적 불안감으로 트라우마(PTSD)를 겪고 있는 피해자들에게는 심리치료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을 하곤 한다. 안성경찰서 역시 범죄피해자를 보호, 지원하는 피해자 전담경찰관을 청문감사실 내에 배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피해자전담경찰관은 앞서 말했듯이 범죄를 당한 피해자가 심리적·경제적 안정을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주변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코바(KOBA), 스마일센터, 자치단체(긴급복지지원)등과 연계하여 심리상담, 경제적·법률적 지원 등 다양한 지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큰 이슈는 ‘비인기종목’의 선전이었다. 비인기종목 선수들은 훈련 외에도 극복해야 할 산이 많다. 환경은 열악하고, 부족한 후원에 경제적 부담도 상당하다. 비인기종목 메달이 보다 값지게 느껴지는 이유는, 선수들의 땀방울에 ‘인내와 부담감’이 진하게 배어있기 때문이다. 청년들의 구직난과 중소기업 구인난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다. 안정적이고 선호도가 높은 ‘대기업, 공무원, 공공기관’에 비해 중소기업은 ‘비인기종목’인 것이 현실이다. 중소기업은 구인난을 하소연하지만 청년들은 대기업 입사를 바라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려 학원가로 향한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계속 줄어드는 반면, 중소기업 일자리는 여전히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청년실업률 증가와 중소기업 기피현상은 국가 경제를 위해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다. 그리고 그 해답은 청년 구직자와 중소기업 상호간 이해와 정부의 지원에서 찾아야 한다. 중소기업은 일과 삶이 균형있는 직장문화를 조성하며 구직자에게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다가가야 한
수원시의회 안전교통건설위원회가 지난 13일 ‘수원시 건설기계 공영주기장(駐機場) 설치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안’을 의결했다. 이 조례안은 경기도지사의 인가를 받고 시장이 공영주기장을 설치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에 경기도에 예산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 안건들은 오늘(16일) 열리는 제2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할 예정인데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기계 공영주기장 조례를 만드는 건 수원시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경기도의회가 먼저 ‘경기도 건설기계 공영주기장 설치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를 발의해 통과시켰다. 의정부시도 최근 시의회 임시회에서 ‘건설기계 공영주기장 설치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안’을 의결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14년 9월 당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방정부가 건설기계 주차 공간 확보를 위해 공영주기장을 설치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 2015년 7월 본회의에서 ‘건설기계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의결됐다. 이전까지는 건설기계사업자가 보유한 주기장에 건설기계를 주기하도록 돼 있었다. 그런데 대부분 사업자들은 도심지 땅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외곽지역에
2월의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 명을 간신히 넘었다. 2010년 1월 ‘1만 명 감소’ 이후 월간 취업자가 가장 적게 늘어난 것이다. 제조업 취업자 증가가 부진했고 도·소매업 취업자도 줄어든 탓이 컸다. 여기에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 사업장들의 고용감축도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취업자는 2천608만3천 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10만4천 명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9월 31만 명이었다가 그 후 연말까지 3개월 연속 20만 명대로 떨어졌으나 올해 1월에는 31만4천 명으로 다시 3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런데 바로 다음달에 10만 명을 겨우 넘는 수준으로 주저앉은 것이다. 2월의 취업자 감소는 도·소매업(9만2천 명), 교육서비스업(5만4천 명), 숙박 및 음식점업(2만2천 명) 등에서 두드러졌다. 자영업자도 4만2천 명이 줄어 6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반면 건설업(6만4천 명)과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5만9천 명)은 늘었다. 양질의 일자리로 여겨지는 제조업 취업자는 1만4천 명 늘었지만, 증가 폭은 전달(10만6천 명)보다 축소됐다. 2월 실업자는 126만5천 명으로 1년 전보다 7만
당신의 방 /이승훈 당신의 방엔 천개의 의자와 천개의 들판과 천개의 벼락과 기쁨과 천개의 태양이 있습니다 당신의 방엘 가려면 바람을 타고 가야 합니다 나는 죽을 때까지 아마 당신의 방엔 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나는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새는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시학(詩學)의 권위자, 아방가르드 시인, 이승훈 시인이 작고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나라 시단의 큰 별이 태어났던 별로 되돌아가신 것이다. 시인은 새처럼 날아서 ‘당신의 방’에 도착하였을까. ‘당신의 방’이란 도대체 어떤 장소이며 어떤 공간일까. 시인은 왜 ‘당신의 방’에 가고자 할까. 그리고 왜 죽을 때까지 갈 수 없다고 하는 걸까. 당신의 방에서는 곡식이 자라고 나무와 꽃과 풀이 우거져 있는 들판이 천 개 있으며 천 개의 벼락으로 언제든지 천지개벽이 가능할 수도 있다. 아니면 벼락같은 깨달음이나 진리의 충격에서 오는 천 개의 기쁨이 존재하는 곳, 게다가 세상만물에게 저마다의 생명을 부여해주는 천 개의 태양이 떠있는 곳이다. 한 마디로 ‘당신의 방’은 우리 인간에게 유토피아 같은 존재이며 모든 안
누구나 쉽게 생각하는 자전거에 대한 착상이 현실화 된 것은 오래지 않다. 이집트와 중국의 벽화에서 자전거와 유사한 것으로 보이는 그림이 발견되는 등 형태에 관한 기록은 수천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지금과 같은 자전거 기본 틀이 만들어진 것은 1900년대 여서다. 최초의 자전거는 단순히 사람이 발로 땅을 차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앞바퀴가 좌우로 움직이지 않아 곧장 가기만 했다. 1790년 일이다. 그 후 앞바퀴가 좌우로 움직여서 방향을 돌리게 된 것은 1816년경이다. 공기타이어를 붙인 것은 1886년에 나왔으며, 오늘날과 비슷한 형태나 기능을 갖춘 것은 1910년대다. 우리나라엔 1890년대 개항과 더불어 들어왔다. 그로부터 13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자전거 르네상스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토종주 자전거 길도 1천700km나 조성됐다. ‘자출족’(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에 이어 ‘자여족’(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까지 급증하면서 자전거 시장에 ‘빅뱅’이 일어난 지도 오래됐다. 덕분에 지난해 우리나라 자전거 대수가 1천22만대를 넘어섰다. 5년 전 620만대에 비해 약 64%나 증가한 것이다. 보유대수로는 경기도가 가구당 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