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땅에 태어나게 한 무능한 애비로서 무릎 꿇고 사죄한다” ‘세월호’ 침몰 한 달을 앞둔 주말, 희생자를 추모하고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지난 10일 안산시 단원구 화광장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문제 해결을 위한 안산시민사회연대’가 준비한 추모행사가 오후 6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됐다. 시민단체 회원등 2만명(경찰 추산 1만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광장을 가득 메웠고, 추모행사는 경기 굿 위원회의 살풀이춤으로 시작해 가수가 꿈이었던 단원고 학생 희생자의 생전 노래 음성, 태안 해병대캠프 사고 유족과 단원고 학생 희생자 2명의 유족 발언을 듣고 구조 작업에 실패한 정부를 규탄하는 순서로 이어졌다. 단원고 희생자 김모군의 어머니는 “동혁아. 마지막 한 명까지 어떤 모습으로든, 엄마 아빠한테 돌아올 수 있게 너희들이 도와줘. 내 아들 김동혁, 평생 너의 엄마로 살게 해 줘서 고마워. 사랑해.”라면서 참았던 눈물을 쏟으며 목놓아 울었고, 시민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안산시민사회연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실종자를 수색할 것과 생존자·희생자·실종자 가족의 삶이 회복될 수 있도록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고 “13일 전국범국민대책위를 발족
10일 오후 4시 14분쯤 포천시 가산면의 한 합성수지 제조공장에서 불이 났다. 불은 샌드위치 패널 구조의 공장 건물 8채 중 3채(400㎡)와 섬유 원사, 고무원료 등을 태워 9억5천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2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소방관 등 90여명과 소방차 35대를 동원해 진화에 나섰으나 공장 내부에 인화물질이 많아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김지호기자 kjh88@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8일 ‘삼성전자서비스 성실교섭 및 노조탄압 중단 촉구 노숙농성단 발대식’을 열고 무기한 농성에 나섰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이날 오후 2시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앞 인도에서 가진 발대식에서 “지난 수개월간 삼성전자서비스 각 센터로부터 교섭권을 위임받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교섭을 진행해왔다”며 “경총은 취업규칙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단체협약과 2013년 대비 임금은 동결이라는 방안만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경총은 시간 끌기에만 급급했고 제대로 권한을 위임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므로 더 이상 경총과 교섭하지 않겠다”며 “각 센터 대표이사가 직접 교섭에 나오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그동안 ‘성실교섭 촉구, 건당 수수료제 폐기 및 월급제 쟁취, 노동조합 인정’ 등을 요구해 왔다. 발대식을 마친 이들은 삼성디지털시티 앞 인도에서 무기한 노숙농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무기한 농성에는 해운대·아산·인천 등 폐업한 서비스센터 3개 분회 및 수도권 조합원 50여명이 참여한다. 또 12일부터 사흘간 전국에서 모인 조합원 500여명이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앞에서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지호기자 kjh8
■ 세월호 참사 23일째, 3·4·5층 재수색 세월호 참사 23일째인 8일 높은 파도 등 궂은 날씨 탓에 중단됐던 실종자 수색·구조 작업이 20시간 만에 재개됐지만 실종자를 추가로 발견하지 못하면서 가족들의 애만 태우고 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이날 오전 10시20분부터 오전 11시30분까지, 이어 오후 2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2차례에 걸쳐 약 2시간40분간 수색 구조 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약 20시간만에 수색·구조 작업이 재개돼 합동구조팀은 3층 선수 다인실과 중앙부, 4층 선수 우측 격실과 선미 다인실, 5층 좌측 갑판에 대한 재수색을 펼쳤지만 이날 오후 5시 현재까지도 추가 희생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수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조류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소조기를 맞아 약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파도가 높고 정조 시간도 짧아 애초 기대 만큼의 진척이 없는 상태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던 64개 객실 중 4층 선수와 선미 쪽 다인실에 실종자가 더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오는 10일까지 1차 수색을 펼칠 방침이다. 이어 오는 15일까지 111개 공간 중 기존 수색 결과를 바탕으로 범위를 재선정해 수색할 예정
‘세월호 참사’ 희생자 영정이 모셔진 합동분향소 제단의 새하얀 국화 더미 사이로 빨간 카네이션 한 송이가 활짝 피었다. 노란 안개꽃과 함께 바구니에 담긴 카네이션은 제단 왼쪽 일반인 탑승객 영정 아래 놓여 외로이 조문객을 맞았다. 행여 꽃 같은 아이를 잃은 부모의 가슴을 후벼 팔까 이른 아침 자식이 건넨 카네이션 대신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단 수많은 어버이가 그 앞을 지나며 눈물을 훔쳤다. 리본과 카네이션을 함께 단 한 할머니는 제단 위 사진 속에서 환히 웃는 손녀의 이름을 하염없이 부르다가 가족의 부축을 받고 분향소를 빠져나왔다. 분향소 입구에서 하얀 마스크로 입을 가린 채 ‘내 아이 보고 싶어 피눈물납니다’, ‘제발 마지막 한 명까지 찾아주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든 자식 잃은 어버이들은 그 모습을 보며 말없이 눈을 감았다. 또 한 명의 희생자를 안치하기 위해 흰 천으로 가린 영정을 앞세운 유족들이 도착할 때마다 마스크 위로 감긴 눈에서 다시 눈물이 흘렀다. 분향소 양옆으로 설치된 테이블에서는 희생자·실종자 조기 수습과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해 특검과 청문회를 열자는 내용의 서명운동이 나흘째 이어졌다. 추모메시지를 담은 메모지 수천 장이 걸린 10여m 길이의
어버이날인 8일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민단체, 야당, 종교단체의 집회와 기자회견이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등 인천지역 시민단체 회원 30여명은 이날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 규명을 위해 정부의 특별감사 도입과 국회 청문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의 근본 원인은 부정한 해운업체들과 이들을 관리·감독해야 할 공무원들의 부패”라면서 “정부와 관계기관의 대응은 무능과 혼란의 극치를 보여준 사례”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지자체 중심의 재난과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사고·재난에 적극적으로 초기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도 이날 안산시 와스타디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백한 진상 규명만이 피해자들에 대한 최선의 예우”라며 진상 규명을 위한 17대 과제를 발표했다. 민변은 “이번 참사를 자본의 입장에 치우친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드러낸 최악의 사건”이라며 해양경찰과 해양항만청의 관리·감독 의무 위반, 정부 재난관리시스템 부실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민변은 “피해자들의 정당한 피해 배상 등에 대한 법
세월호 참사 22일째인 7일 물 흐름이 약해지는 소조기에 접어들면서 수중 수색작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반해 세월호 구조자와 실종자 수가 또다시 번복돼 정부의 사고 수습과정에 대한 불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7일 물살이 약해지면서 정조 시간 외에도 수중 수색을 펼쳐 세월호 선체 내부 3~5층 다인실 등을 위주로 실종자 구조·수색활동을 실시했다. 합동구조팀은 6일 민간잠수사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안전조치를 강화해 116명의 잠수사를 대기·투입하고 있다. 이어 합동구조팀은 이날 오전 시신 1구를 수습해 사망자는 269명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집계대로면 구조자 174명, 실종자 33명, 사망자 269명이어야 하지만 범정부사고대책본부의 인원수 집계가 또다시 번복돼 구조자 172명, 실종자 35명으로 변경됐다.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은 7일 오후 전남 진도군청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승선자는 476명, 구조자 172명, 사망자 269명, 실종자는 35명으로 잠정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구조자들 중 동일인의 이름이 중복 기재됐고 동승자가 있었다는 오인 신고가 확인돼 총 2명이 줄었다”고
세월호 참사에 따른 전 국민 추모 분위기 속에 체육대회, 야유회 등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관련 업계가 도산 위기까지 호소하고 있어 우려가 일고 있다. 7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안산 단원고 학생 등 476명을 태운 여객선이 침몰, 수백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를 포함한 전국 합동분향소 130여곳에는 현재까지 146만명의 조문객이 다녀가 애도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경기도교육청은 사고발생 6일째인 지난달 21일 도내 학교의 현장체험학습 중단·보류를 발표하는가 하면 관공서·기업 등 각계각층도 덩달아 4~5월 내 계획했던 체육대회, 단체 나들이 등 각종 행사를 취소하면서 전 국민적 추모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4~6월 행락철 수입으로 한 해를 근근이 버티는 행사 관련 업계는 줄줄이 취소된 계약과 외부행사 자제가 이어지는 분위기 속에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일고 있다. 특히 도내 학교의 수학여행 등 현장체험학습 중지에 직격탄을 맞은 도내 전세버스 업계는 파기된 계약에 따른 피해액만 500억원에 이르는 데다 정부에서 지원하기로 한 위약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각종 체육대회와
‘세월호’ 실종자 구조작업에 나섰다가 희생된 민간 잠수부 이광욱(53) 씨의 빈소가 차려진 남양주시 진건읍의 A장례식장에는 두 아들과 어머니, 동생 등 가족들이 2대째 잠수사로서 인명을 구조하다 유명을 달리한 고인을 기리고 있었다. 빈소가 차려진 첫날인데다 아직 이른 시각이어서 조문객이 거의 없어 쓸쓸한 풍경이었다. 이광욱씨 집안은 지역사회에서 이미 대를 이은 봉사정신으로 유명하다. 이씨는 TV에서 세월호 사고 소식을 보고 자신의 둘째 아들과 나이가 같은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구하겠다며 진도에 내려갔다가 유명을 달리했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조문객들은 “이씨를 비롯한 집안 사람들이 하나같이 자신보다 남을 항상 먼저 생각하는 것이 몸에 배었다”고 증언했다. 이씨의 아버지 고 이진호 씨는 해군 UDT 출신으로 수난구조 활동에 늘 적극적이었다. 고향 주민 유금호(61·남양주 능내리) 씨는 “차를 보면 뒷좌석부터 트렁크가 항상 잠수 장비로 가득 차 있었다”면서 “수해가 나거나 사람이 물에 빠졌다는 얘기가 있으면 언제나 바로 구조활동을 떠났던 분”이라고 기억했다. 이씨의
‘보고 싶은 친구들아 나중에 하늘에서 보자’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학생을 추모하는 한 동영상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유튜브에 올라온 ‘사랑하는 친구들아’라는 제목의 7분44초짜리 이 동영상은 안산에서 단원고 희생자들과 같은 중학교를 졸업한 이 모양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영상에는 슬픈 음악을 배경으로 이 양이 중학교 시절 희생자들과 함께 찍은 휴대전화 사진과 돌림편지, 중학교 졸업앨범 등이 차례로 지나간다. 자막에는 ‘너희들의 빈자리가 너무 커. 아직 우리같이 할 것도 많은데. 고등학교 가서 잘 만나지도 못하고 많이 소홀해졌는데’라는 아쉬움과 함께 ‘진짜 보낼 준비가 안됐는데 진짜 보고싶다. 친구의 소중함을 친구들을 잃고 느꼈다는 게 너무 원망스러워’라는 친구를 향한 그리움이 물씬 묻어난다. 동영상 말미에는 ‘평생 아니 영원히 우리 옆에 친구로 남아줘. 보고 싶은 친구들아 사랑하는 친구들아 나중에 하늘에서 보자’라는 슬픈 끝인사가 담겨있다. 7일 오후 1시 30분 현재 이 영상 조회 수는 4만3천여건을 기록하고 있으며 1천700여명이 추천했다. /김지호기자 kjh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