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고 [기고] 물가, 내 지갑 속 돈의 가치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지만 정작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제용어 가운데 하나가 물가이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판단에 활용되기도 하고, ‘기후변화로 물가가 올랐다’는 식으로 언론에서도 흔히 등장한다. 하지만 막상 물가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선뜻 답하기 어렵고, 내가 정말 알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물가의 의미와 역할을 살펴보고, 나아가 지역 차원에서 물가가 우리 경제를 어떻게 비추고 있는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물가란 경제 전반의 가격 수준, 다시 말해 수많은 개별 가격을 하나의 지수로 묶어 평균적으로 얼마나 비싼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이는 곧 화폐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핵심 척도로,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기본 목표가 된다. 대표 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사람들이 기준이 되는 해에 자주 사는 물건과 서비스의 가격을 모아서, 지금 그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를 보여주는 지수이며, 한국은행은 이를 기준으로 연 2%의 물가상승률을 정책목표로 설정해 운영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말하는 물가안정은 단순히 개별 가격의 관리를 뜻하지 않는다. 경제 전반에서 화폐 가치가 안정돼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이 왜곡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따라서 통화정책
- 장정석 한국은행 경기본부장
- 2025-10-27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