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아트센터(사장 서춘기)는 오는 27일부터 ‘제주 4·3’ 제75주년을 기념하는 문화 예술 행사를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문화 예술 행사는 제주 4·3의 의미를 조명하고, 우리 현대사의 아픔을 도민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행사는 제주 4·3을 주제로 하는 창작 음악극과 전시로 이뤄진다. 먼저, 창작 음악극 ‘동백꽃 피는 날’은 27일 소극장에서 2회 공연된다. 김재한 연출가와 김경택 작곡가가 함께 제작한 작품으로, 지난 2021년 초연 이후 대학로, 서귀포예술의전당 등 무대에 올랐다. 작품은 제주 북촌 개발 과정에서 꽃이 피지 않는 동백나무 땅을 지키고자 하는 할망(할머니)의 사연을 따라간다. 해학적인 대사로 관객에게 웃음을 전하며, 제주 4·3을 무겁지 않게 다룬다. 갤러리에서는 27일부터 6월 11일까지 전시 ‘틀낭에 진실꽃 피어수다’를 개최한다. ‘틀낭’은 제주에서 많이 자라는 산딸나무를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이수진, 주철희, 임재근, 박진우 4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제주 4·3 사건과 관련된 다양한 국내외 기록, 언론 자료, 미술 작품 등을 소개하며, 제주 4·3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또 제주 4·3
‘머뭇거린들 무슨 소용이냐/ 끝내 없을 수 없는 이별인 것을/ 옷자락 뿌리치고 길을 떠나서/ 아득한 들을 넘고 물을 건넜네/ 표정이야 비록 씩씩한 체해도/ 속마음이 나라고 다를 수 있으랴’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실학자 정약용이 쓴 시 ‘사평별’의 일부다. 그가 신유사옥(신유박해)으로 전라남도 강진으로 유배를 떠날 때 아내, 두 아들과 헤어지며 적은 시이다.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에서 지난 3일 개막해 9월 10까지 선보이는 특별기획전 ‘동백꽃은 지고 봄은 오고’는 대학자 정약용이 아닌 한 여인의 남편, 두 아들의 아버지, 우애깊은 형제였던 정약용을 살핀다. 전시는 1801년 신유박해에 연루돼 1818년까지 유배를 떠났던 정약용이 부모, 형제, 자녀 등 가족과 주고받은 편지와 글 등 30여 점을 소개한다. ▲유배길에 오르다 ▲유배지 강진과 고향 마재 ▲홍혜완의 남편 ▲아버지 정약용 ▲그리운 형제 등 총 5부로 구성됐다. ‘유배길에 오르다’에서는 정약용이 강진으로 향하며 가족, 친지와 이별하는 순간의 심경을 읊은 시 ‘석우별’, ‘사평별’, ‘하담별’, ‘율정별’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유배지 강진과 고향 마재’는 유배지에서 정약용이 고향 마재(현 남양주시
제주도의 봄은 눈가는 곳마다 갖가지 꽃들이 장식하고 있어 아름답다. 유채꽃부터 동백꽃까지 많은 꽃들이 제주도를 뒤덮는다. 하지만 제주도민들에게 봄은 슬픔의 계절이다. 1948년 4월 3일 벌어진 제주4·3은 73년이 지난 현재에도 제주의 바다, 산 등에 스며들었다. 그들에겐 아직 끝나지 않은 슬픔이자 고통이다.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봄이 왐수다’는 제주 4·3의 진실을 담은 전시회로, 도자기, 사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실을 알렸다. ‘봄이 왐수다’ 진실전 해설을 맡은 제주4·3범국민위원회 박진우 집행위원장은 “뼛속까지 ‘제주것(제주사람)’인 내가 4·3의 진실을 알게 된 그 순간부터 내게 숨쉬기와 같은 의미다. 특별한 일이 아닌 사는 동안 해야만 하고, 할 수밖에 없는 숙명 같은 그런 일이다”라고 말했다. 진실전은 대통령들의 기록으로 시작한다. 4·3을 명령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국무회의록부터 처음으로 제주4·3의 진상규명을 약속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습,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과 등의 사진과 문서를 통해 진실을 전하고 있다. 다음 장소에는 4·3의 유가족인 양동규 작가의 사진이 펼쳐졌다. 그는 “사람은 기억을 잊을 수도 있고, 왜곡시킬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