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미술관의 전시 관람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의 관람이 그저 관객이 작품을 바라보는 일방향적인 것이었다면, 이젠 직접 미술관 프로젝트에 관객이 참여하는 쌍방향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 관객들은 미술관에 의견을 제시하고 미술관은 이를 수집해 예술가들의 작품에 반영시킨다. 이렇게 전시된 예술작품들은 세상과 소통하는 매개체가 된다. 화성 소다미술관에서는 시대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집하고 이를 공동체와 공유하는 공공예술 프로젝트 ‘Hello, world!_당신의 목소리를 입력하세요’가 진행 중이다. 그라운드아키텍츠, 에스오에이피, 프랙티스 세 파빌리온(임시로 만든 건물) 작품으로 작가의 목소리를 공공에게 제시한다. 이번 전시는 예술의 개념을 확장해 적극적으로 대중과 소통하며 일상으로 들어가기 위한 소다미술관의 공공예술 프로젝트 ‘도시는 미술관’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공동체와 함께 세상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집하며 서로를 존중하고 포용성을 확장해 나가는 실험을 2년간 지속한다. 소다미술관은 올해 처음으로 미술관 안쪽 야외 부지를 활용해 공공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미술관 건물을 나와 마당을 지나고 설치된 안내 표지를 따라가다 보면 세 군데의 공터에 세 작가의
자기표현의 수단인 미술은 장애인과 보호자에게 치유와 자유, 해방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관람객에게 위로와 감동, 용기와 희망을 전해주기도 한다. 미술로 세상을 연결하고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가 어떻게 함께해야 하는지 고찰하게 한다. 화성시 소다미술관에서 장애와 비장애 예술가들이 함께하는 전시 ‘PALETTE : 우리가 사는 세상 2024가 열리고 있다. 올해로 3회를 맞는 전시는 사회 속 다양성을 존중하고 하나 되는 공동체를 추구한다. 13명의 장애·비장애 예술가가 사회 속 ‘관계’를 통해 서로 의지하고 보듬으며 살아가는 다양한 삶을 보여준다. 먼저 최명은 작가는 모여 있는 사람들을 그려 자신의 행복했던 기억을 풀어놓는다. 색을 섞지 않고 물감 본연의 색을 사용해 높은 채도로 그날의 감정과 감각을 표현한다. 작품 속 인물들의 이목구비는 모두 비슷한데, 이는 변화를 두려워하는 작가의 자폐적 성향을 드러낸다. 친구와 함께하는 즐거움을 전달한다. 권세진 작가는 버스를 분해한 설계도를 그린다. 자동차 등 기계를 구성하는 부품들을 시각적으로 분해하고 조립한다. 작가에겐 자동차 정비소나 버스 차고 등을 방문해 공부하는 것이 행복한 일상인데, 눈에 보
화성시 소다미술관에서 예술 작품을 취향대로 선택하고 소유하는 컬렉팅을 경험할 수 있는 전시 'WE ARE COLLECTORS!: 선물.zip'이 열리고 있다. 소수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인식되는 컬렉팅을 쉽게 접하면서 예술을 일상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선물’로, 예술가에게 주어진 재능과 영감을 지칭하는 동시에 결과물이 관람객에게 선물처럼 건네지는 과정을 일컫는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는 총 23명으로 작품들은 관람객에게 따뜻한 위로와 상쾌한 환기로 다가가는 소망을 담았다. 윤예지 작가는 ‘남극의 작은 커피바’, ‘Happy Bread Time’을 통해 동화 속 한 장면을 그리며 환경 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커피를 내리고 있는 펭귄을 통해 녹고 있는 북극과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보여줬다. 작가는 평범한 것을 바라보면서도 상상력을 첨가해 영감을 발휘했다. 성인의 성숙함이나 아이의 순진함, 희극이나 비극, 현실과 환상처럼 서로 반대되는 개념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진부하지 않은 이야기를 창조한다. 그림을 통해 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꾼다는 목표다. 전서구 작가는 ‘연’ 시리즈를 통해 기하학적이고 전통적인 이미지를 만들
화성시 소다미술관(관장 장동선)은 오는 10월 29일까지 다양한 관계 속에서 순환하고 있는 폭력과 그 이면에 가려진 인간의 욕망에 대해 살펴보는 전시 ‘불편한 미술관: 우리는 그들에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10인의 예술가가 참여해, 존엄성 훼손, 가치의 상실, 분절된 감정 등으로 드러나는 동시대 폭력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시각(김소정, 박미라, 손승범, 이샛별, 조재, 한광우)과 영상(김수민, 김창수, 박정민) 그리고 문학(김승일)이라는 다양한 예술 언어로 작가들은 자신들의 시선에 머무른 폭력과 그 이면의 진실을 보다 넓은 층위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관객들은 작품을 통해 불편한 문제를 주변부로 밀어내며 ‘그들’의 것으로 타자화하는 ‘우리’의 어두운 민낯을 발견할 수 있다. 전시는 ▲불편한 미술관 ▲불편한 인터뷰 ▲불편한 소극장 등 총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불편한 미술관’에서는 실내에서 야외전시장까지 회화, 조각, 설치 중심의 시각작품과 김승일 시인의 시를 소개한다. 이를 통해 폭력의 다양한 양상과 그 이면에 가려진 수많은 소외된 존재, 감정을 직면하게 한다. 두 번째 ‘불편한 인터뷰’에서는 전시 참여 작가 10인의 인터뷰 아카이빙을
1994년 시화방조제 물막이 공사 이후 바닷물이 빠지며 섬에서 육지가 된 화성 우음도. 탁트인 시야에 넓게 펼쳐진 갈대밭이 장관을 이루지만 휴게 시설 등의 부재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드문 장소이다. 갈대가 스치는 소리만이 가득했던 이 곳에 지난 2일부터 ‘파빌리온’이 등장했다. 화성 소다미술관(관장 장동선)은 지난 2020년부터 화성시 곳곳에서 진행한 공공예술 프로젝트 ‘도시는 미술관’의 일환으로, 건축가 ‘다이아거날 써츠’가 참여한 ‘파빌리온’ 전시를 선보인다. 파빌리온은 임시가설물을 뜻하는 건축 용어로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구조로 공간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예술의 한 형태다. 유연한 구조와 공간을 만들어 내 사람들이 모일 수 있고, 그 안에서 이야기를 생성해낸다. 지질학자들은 육지가 된 우음도에서 약 18억 년의 역사를 가진 암석을 발견했다. 단단한 암석은 바람과 동식물, 인간에 의해 깎이고 움직이며 지나치는 시간을 기록한다. 전시에서 소개되는 작품, ‘Faraway: man made, nature made(파러웨이: 맨 메이드, 네이처 메이드)’는 우음도의 긴 역사를 ‘소리’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작품을 걸어 올라가면 그 끝에는 확성기와 반대 원리
장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한 전시가 열렸다. 화성 소다미술관에서 오는 30일까지 선보이는 기획전 ‘PALETTE: 우리가 사는 세상 2023’은 장애 예술가와 비장애 예술가가 함께 참여해, 다양한 장르와 표현 방식을 오가며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이야기한다. 전시는 지난 해에 동명으로 개최됐던 전시의 연장선이다. 발달장애 예술가 6인이 참여해 소다미술관에서 2022년 4월 3주간 3600명의 관객이, 세종시립도서관의 두 번째 순회전에는 13만 2000명의 관객이 전시를 관람했다. 전시 제목인 ‘팔레트’에는 팔레트 위 여러 색이 모이고 섞여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것처럼, 경계를 허물고 함께 모여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나가자는 의미가 담겼다. 올해에는 시각예술 작가 6인(박태현, 이겨레, 이지양, 지후트리, 최서은, 홍세진)과 영화 감독 4인(권순모, 김동찬, 김현주, Jacob Frey)이 참여한다. 전시에서 주목하는 것은 ‘장애 예술’이 아닌, 수많은 ‘다름’이 모여 이룬 세계에서 우리를 이어줄 공통점을 발견하는 일이다. 전시는 각기 다른 우리가 서로에게 눈을 맞추고 감정을 나누고자 하는 ‘같은 마음’을 지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