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기증품이 공개된 후 또 한 번 화제를 모은 것은 단연 정선의 ‘인왕제색도’이다. 오는 9월 26일까지 특별전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진행하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도 포스터에 ‘인왕제색도’를 담았다. 이 작품은 조선 후기의 화가 겸재(謙齋) 정선(1676~1759)이 75세인 1751년 5월경 그린 인왕산의 진경산수로, 1984년 8월 6일 국보 제216호로 지정됐다. 한여름 소나기가 내린 뒤 삼청동과 청운동, 궁정동 쪽에서 바라본 비에 젖은 인왕산 바위의 인상을 그린 것이다. 정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인왕제색도’는 비에 젖은 바위들이 물기를 머금어 묵직해 보이는 중량감을 표현, 종이를 가득 채운 인왕산 바위는 압도감이 느껴진다. 또한 대담한 필치, 섬세한 붓질로 암벽과 나무를 사실감 있게 그려낸 게 돋보인다. 정선이 ‘인왕제색도’를 제작한 배경을 알려주는 정확한 기록은 아직 발견된 바 없다고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설명해준 세 가지 가설이 그 이유를 짐작케 할 뿐이다. 첫 번째는 비가 갠 인왕산 풍경에 빗대어 시와 그림을 교환하며 정을 나누던, 평생지기 시인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은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기증품을 특별 공개하는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선보인다. 21일 막을 올리는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 9월 26일까지 진행하며, 국보 제216호 ‘인왕제색도’ 등 명품 45건 총 77점으로 꾸며졌다. 이 회장 유족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9797건 2만1600여점은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금속, 도토기, 전적, 서화, 목가구 등으로 폭넓고 다양하다. 이수경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명품을 명품답게 자세히 보여드리겠다는 목적이었고, 신속하게 공개하기 위해 상설전시관에 마련했다”면서 “아예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은 아니지만 문화에 대한 진정한 관심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것으로서 우리 모두의 시대적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처럼 이번 전시는 그의 철학과 전통 문화유산 컬렉션의 성격을 보여주는 대표작을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청동기시대를 비롯해 초기철기시대, 청동기, 삼국시대, 조선시대 등 우리나라 전 시기와 전 분야를 다루고 있
[ 경기신문 = 이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