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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초대석]안성철 한국은행 경기본부장

 

곳곳에서 경기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멈출 수는 없다. 기업들은 환율하락과 고유가, 북핵문제, 내수부진 등 대내외적 악재들로 인해 그 어느때보다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불구하고 새해 기업들의 행보는 더 둔화 될 것이란 예측이다. 어려움이 더 커질 것이란 반갑지 않은 ‘먹구름 경제전망’들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나 묻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새로운 전략이 절실한 때라고 지적하고 있다. 본지는 경제전문가인 안성철 한국은행 경기본부장을 만나 도내 중소기업들의 새해 경제 전망과 새 전략을 어떻게 짜야하는지에 대해 묻는 긴급 인터뷰를 했다.

 

-한국은행 경기본부장으로 부임한지 꼭 6개월이됐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일반 시중은행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한국은행 경기본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한국은행 경기본부의 역할을 쉽게 말씀해주시고, 지난 6개월간 근무한 소회를 들려주십시요.
▲우리 본부의 역할론에 대해 쉽게 말씀해 달라니 좀 우회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예전에는 내일 눈이 올지 비가 올지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요즘은 다릅니다. 눈이 오면 관광업체들은 손님이 줄기 때문에 그에 맞는 대비를 해야합니다. 선진 경제 일수록 날씨와 같은 작은 사안도 민감하게 신경씁니다. 경제는 결국 정보 싸움입니다. 다시말해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하는 일은 경기지역 기업들의 사정에 맞는 다양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본부가 제공하는 작고 큰 다양한 정보를 도내 기업들이 잘만 활용한다면 기업경영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6개월여간 근무하면서 느낀점은 많습니다. 우선 도내 기업은 ‘한국 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뒤에 말씀드리기로 하고 어쨌든 도내 기업의 움직임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올해 경기지역의 최대 경제 이슈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그리고 수출 전망은 어떤지요.
▲수출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 가고 있는 만큼, 올 해 경기지역의 경제 이슈는 몇 년간의 수출 증가세를 올해에도 이어 갈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 경제는 극심한 내수 침체와 건설분야 등의 투자 악화로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마저 어려워지면 더욱 힘들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지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동산 거품 붕괴로 세계 경제를 위축시킬 것으로 예측했던 미국 경제가 견고하게 잘 버티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따라 당초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던 수출도 신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중소기업의 활력을 찾아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경기도는 600억달러 수출돌파 등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성과의 상당부분이 수출대기업을 통해 이뤄낸 것이기 때문에 매우 아쉽습니다.
지역경제의 풀뿌리라고 할 수 있는 중소기업들이 활력을 되찾아야만,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최근 양극화로 인한 각종 사회 문제들도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부임해서 여러 고민을 했습니다. 우선 경기본부는 올해 중소기업 지원 자금을 지난해보다 800억원 늘렸습니다. 실질적으로 중기인들을 끌어안아야겠다는 차원입니다. 그리고 우리 본부가 능동적으로 중소기업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다양하게 생산하자는 조직원간의 공감대를 마련했습니다. 경기신문의 인터뷰를 통해 중기인들에게 알리고 싶은 것은 우리 본부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으니 많이 이용해 달라는 것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지난해 경기지역의 수출실적은 600억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일단 좋은 성장세를 보였다는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체감 경기는 그리 좋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원인은 무엇입니까.
▲지난해 경기도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볼때 경제 지표가 큰 폭의 성장세를 이룬 것은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가계소득으로 연결되지 못했는데, 이는 ‘양극화 문제’때문으로 봅니다.
양극화 현상은 다양한 원인이 있을 것입니다.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유가는 상승한 반면 반도체 등 우리 주력 수출제품의 가격은 하락하면서 생긴 ‘교역조건의 악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우리가 필요한 기름 한컵을 사는데 반도체 하나가 필요했다면 지금은 반도체 두개를 줘야 기름 한컵을살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작년 1/4~3/4분기 중 GDP(국민총소득)성장률은 5.4%에 달했던 반면, 실질국민총소득(GNI)은 1.9% 증가에 그치지 않았습니까. 지난해는 수출로 번 돈이 국내 소비로 이어지지 않아 내수기업들이 더 어려워졌던 것입니다. 이 외에도 우리 경제의 고용 여건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체감 경기를 악화시키는 요인 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해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수출 기업들은 IT분야와 반도체분야 등 많은 일자리 창출이 이뤄지지 않는 분야인 관계로 수출성장이 고용창출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수출성장이 고용창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투자의 선순환’이 필요합니다. 많은 고용창출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중소기업에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진다면 경제 양극화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울러 도내 경제 전망에 대해 한 말씀드리자면 우리가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지역 언론들이 ‘약간 구름낀 맑음’이라고 도내 경제를 전망했는데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올 해 경기지역의 경제는 민간소비의 회복 미진과 수출 증가세 둔화 등으로 지난해 보다는 다소 미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취임 당시 한국은행 경기본부를 ‘지역 경제의 싱크탱크 및 경제교육센터’로 만들겠다고 말씀하신바 있습니다. 추진 상황과 이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십시요.
▲결과물을 단기간내에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구요. 장기적으로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각종 조사연구 활동을 통해 실질적으로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를테면 한국은행 본부와 차별화된 경기본부만이 할 수 있는 지역 경제 전망 등을 통해 지역경제정책 수립 뿐만 아니라 지역 내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하겠다는 것입니다.
또한 경제양극화 해소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도민들을 상대로한 경제교육도 실시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경제양극화는 정보의 비대칭에서도 발생합니다. 요즘 정보가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만큼 대기업들은 이러한 정보들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이나 서민들은 이러한 정보에 늦을 수 밖에 없죠. 경기본부는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 정보 제공에 한층 노력하겠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내수부진에 따른 기업경기 침체로 많은 도내 기업들이 도산했습니다. 올해 도내 기업들의 자금사정은 어떨 것으로 전망하시는지요.
▲지난해 도내 어음부도율은 0.29%였습니다. 200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만큼, 통계상으로 보면 어음부도율은 그리 높지 않아 자금사정이 꼭 나쁘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다만 내수중심의 비제조업체들의 자금사정은 자금수요에 비해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대체로 부진했습니다.
우리 본부는 이러한 점을 감안해 내수를 기반으로 하는 업종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입니다.
앞서 잠깐 말씀드렸습니다만 올해 총액한도대출규모를 종전의 7천26억원에서 7천826억원으로 800억원(11.4%) 늘렸습니다.
또한 총액한도 지원대상업종에 소재·부품 산업을 추가해 내수부진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내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자는 의지도 갖고 있습니다.
-2005년부터 BRICs(신흥경제4국-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수출기업들이 판로개척을 위해 BRICs를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요.
▲지난해 우리 경기지역에서 BRICs지역에 수출한 금액은 전체 수출액의 32% 가량 차지하고 수출 증가율은 20%를 초과하는 등 BRICs지역의 지역경제 기여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040년에 BRICs국가의 경제규모가 현재의 G6(미국,영국,독일,일본,프랑스,이탈리아)국가를 능가하고 2050년에는 중국이 세계1위, 인도가 3위, 브라질이 5위, 러시아가 6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세계경제의 성장동력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중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화동권, 화북권, 화남권 등 지역별로 시장 특성과 수출유망 품목이 다르므로 이를 감안해 화동권은 한류를 활용한 내수시장 공략, 화북권은 첨단기술과 부품위주의 시장공략, 화남은 중국 내륙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이미영기자 lmy@kgnews.co.kr
/사진=노경신기자 mono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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