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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닫힌 일자리 한마당

40대 이상은 나이에 울고 20대는 경력없어 고개 뚝

“이 많은 기업 중에 내가 지원 할 수 있는 곳이 단 세 곳 뿐이라는 것이 너무 답답합니다.”

지난 12일 경기도가 취업포털 커리어와 함께 고양시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개최한 ‘2007 상반기 열린 일자리 한마당’을 찾은 박재상(43)씨.

박 씨는 이번 일자리 한마당에서 ‘이번엔 꼭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오전 8시 화성시 팔탄에 있는 집을 나섰다.

박씨의 한 쪽 손에는 가방 하나가 들려 있었다. 이번 행사에서 직장을 찾기 위해 준비한 이력서 가방이었다. 가방 속에는 수십장의 이력서로 채워져 있었다.

행사장에 도착한 박 씨의 눈길을 사로잡은 곳은 길게 늘어선 건설업체 채용부스.

자신의 차례가 임박해 올수록 박 씨의 심장박동은 점점 빨라졌다. 박씨는 손에 든 가방에서 이력서 하나를 꺼내 들었다.

박씨는 자신의 차례가 되자 손에 든 이력서를 왠 일인지 인사담당자에게 내보이려다 다시 가방에 넣었다.

“연령제한이 있다는 것을 몰랐네요. 진작 알았으면 기다리지 않았을텐데 이력서를 내려해도 나이제한에 막혀 낼 수가 없네요”

박 씨는 다른 채용부스로 발길을 옮겼다. 행사장 시작 후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박씨는 여전히 박람회장 안을 서성이고 있었다.

하지만 아침 집을 나서며 가졌던 박 씨의 기대는 채용 부스 앞에 붙여진 ‘연령’ 앞에 여실히 무너졌다.

“100여개 기업이 참가한다고 해서 기대를 하고 왔어요. 하지만 아무리 돌아봐도 연령 제한없이 내가 지원할 수 있는 곳은 세군데뿐입니다”

박씨에게 더이상 원하는 분야는 사치였다. 자신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간에 연령제한을 하지 않는다면 이력서부터 들이밀어야 했다.

이번 박람회를 찾은 친구와 함께 이번 박람회를 찾았다는 이세문(27)씨. 대학에서 기계 공학을 전공한 이 씨는 작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하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1년동안 이 씨를 채용하려는 기업은 없었다.

이 씨는 이번 대규모 박람회에서 ‘직장을 구할 수 있을것’이라는 기대했다. 하지만 이 씨의 기대는 ‘경력자 모집’에 무너졌다.

이날 ‘일자리 한마당’ 행사장에는 대기업부터 중소기업, 외국계기업에 이르기까지 100여개 기업들의 채용부스가 빼곡히 들어섰다.

이 곳은 취업을 하기 위한 1만5천여명의 구직자들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하지만 행사장을 찾은 40∼50대 재취업 구직자들은 ‘연령 제한’에, 20대 구직자들은 ‘경력’에 울어야 했다.

이처럼 이번 행사는 40∼50대 구직자들과 20대 대졸 구직자들에게는 ‘속빈 강정’이었다는 불만의 목소리들이 높았다.

박 씨는 “오늘 대규모 채용박람회라 해서 기대하고 왔지만 역시나 나이제한에 걸렸다”며 “40∼50대라도 일할 수 있는데 기업들이 입사 연령을 제한하고 있어 중년층의 취업문은 좁기만 한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 씨도 “100여개의 참여기업과 1만명이 넘은 인파 등 대규모 채용박람회가 ‘빛좋은 개살구’일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취업을 할 수 없는데 어떻게 경력을 쌓느냐”며 “기업들이 경력을 요구하는 것은 청년실업 실태를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비롯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번 박람회에 참석한 기업체 인사 담당자는 회사의 연령제한에 대해 “취업박람회를 다니다 보면 40~50대 구직자들의 이력서가 많이 들어오는 편”이라며 “회사 특성상 어린 사람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여업체 인사담당은 “젊다 할지라도 사업현장에 곧바로 투입해야 하다보니 경력자를 모집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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