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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시장 손님 발길 ‘뚝’

FTA타결 외제차 관세 철폐… 지난달보다 매출 30% 감소

 

“FTA 타결 이후 외제차가 싸진다니깐 중고차 매매시장을 찾던 사람들 발길이 뚝 끊겼어.  결재서류를 봐,
사려는 사람이 없어서 지난달보다 매출이 20~30%나 떨어졌잖아. 손님이 없어 손님이...”

16일 이른 아침부터 내리던 비는 정오가 가까워 지자 그쳤고 장안구 이목동 J모터스 중고차매매시장 주차장에 빼곡히 들어선 중고차들은 이날 내린 비로 먼지를 뒤집어 썼다.

매년 이맘때면 봄나들이를 준비하거나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이 차를 구입하거나 바꾸려고 중고차 매매시장을 찾기 마련이다.

하지만 올해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예년같으면 중고차를 구입하려는 고객들로 매매시장이 북적일 때지만 드넓은 주차장에는 길게 늘어선 중고차들만 침묵하고 있었다.

중고차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자 직원들도 책상 앞에 앉아 줄지어 늘어선 중고차만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침 일찍부터 내린 단비도 매매상들의 마음을 더욱 얼어붙게 했다.

조심스럽게 지난달 판매실적을 찾던 매매상 직원은 매출장부를 뒤적이면서 또 한번 허탈해 했다.

매출장부를 굳이 들여다 보지 않았어도 끊어진 고객들의 발길로 체감하고 있었지만 장부상에 나타난 판매실적을 보는 순간 까무라치게 놀랐다. 판매실적은 어느새 지난달 보다 30%나 뚝 떨어져 있었다.

평소에는 통화조차 어려워 휴대전화까지 불이 났던 중고차 시장, 이제는 황량함만 감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 이후 도내 중고차 시장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보름동안 100~110대를 팔았는데, 이번 달에는 매출이 20~30%나 떨어졌어. 이게다 FTA때문이라니까. 관세 없이 들어오는 외제차가 싸지는 건 당연하기 때문에 중고차를 사기보다는 내놓는 상황이잖아.”

(주)제이모터스 주보규 대표는 투덜대며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한미 FTA체결로 외제차의 관세가 철폐돼 싼 가격에 외제차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정작 매매상들은 수리·보관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선뜻 외제 중고차를 받지 못한다”며 “외제차를 받았다간 자금이 회전되지 않아 지금보다 더 힘들 수밖에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현재 시중에 나온 외제 중고차의 감정가격은 정확하지 않다. 부품가격이 만만치 않은데다 보관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유선형 본네트(bonnet)를 따라 흐르는 빗물과 낮게 드리운 구름은 한미 FTA체결로 급변한 중고자동차 매매시장의 앞날을 예고하는 듯 했다.

더불어 한·미 FTA를 잘 활용할 경우 선진경제로 도약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앞에 수출이 거의 없는 국내 중고차 매매시장 직원들은 ‘고용의 불안’이라는 암담함에 서서히 노출되고 있는 게 아니냐며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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