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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의 청춘]아주대 병원 자원봉사자 임달수씨

의사와 환자, 간호사와 환자가족들, 시각을 다투는 긴박한 상황 속에 모두의 신경이 날카롭다.

차가운 공기가 흐르는 이 곳에서 의사와 환자, 간호사와 환자가족들 사이를 오가며 그들의 원활한 일을 돕는 이들이 있다.

 

육체의 고통 돌보고… 마음의 아픔 보듬는… 날개없는 천사

 

아주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만난 임달수(68)할머니. 임 할머니는 긴박한 응급실 상황 속에서도 아무런 동요없이 능숙하게 자신의 일을 했다.

하루에도 몇백명씩 쏟아져 들어오는 응급환자. 예고없이 들어오는 그들을 위해 응급실은 항상 모든 상황에 대해 만반의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자원봉사자이다.

임할머니는 “환자가 들어왔을때 간호사들이 바로 쓸 수 있도록 차트 만드는 일부터 해요. 환자가 올 것을 대비해 하루에 200여개의 차트를 미리 만들어 두는 것이죠”라며 능숙한 손놀림으로 차트를 만들었다.

차트를 다 만든 후 임할머니는 조용히 응급실 침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환자가 없는 빈 침대를 할머니가 깨끗이 닦고 새로 세탁한 침대보를 깔자 언제든지 환자가 누울수 있는 침대가 됐다. 여기서 할머니의 일이 끝난 것이 아니다.

응급실이다보니 신경이 날카로울수 밖에 없는 환자가족들을 챙기는 것도 할머니의 몫이다.

“응급실은 사고나 갑작스런 질병 등 갑작스러운 상황 때문에 오게 되는 곳이죠. 그만큼 환자들뿐만 아니라 환자가족들도 경황이 없고 자신들이 가장 급한 상황이라고 생각하게 되죠”라며 임할머니는 “하지만 의사나 간호사들도 나름대로 일처리 순서가 있는데 그것을 모르는 환자나 환자가족들은 자신들을 소홀히 대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경황없고 흥분한 환자와 환자가족들에게 의사와 간호사들의 일 순서를 일러줘 안심시켜 주는 것. 임할머니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이다.

이외에도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이동을 돕거나 보호자나 간병인이 없는 환자들을 챙기다 보면 9시부터 3시까지 임할머니의 하루는 쉴새없이 지나간다.

임할머니는 13년동안 이일을 지속해왔다.

아주대학교병원이 처음 개원했던 1994년, 이 때 임할머니의 자원봉사는 시작됐다.

당시 임 할머니는 딸 대신 외손주를 키우며 틈틈이 수영도 배우는 등 활동적인 성격답게 나름대로 밖에 활동을 열심히 했다. 하지만 마음 한 켠의 답답함은 버릴수가 없었다.

“그냥 마음이 답답했어요. 내가 한없이 늙은 것 같고... 그러다 친구에게 아주대학병원이 개원하면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얘기를 들었죠. 바로 달려갔죠”

일주일에 3번 9시부터 3시까지, 임 할머니의 봉사시간이다.

임 할머니가 첫번째로 맡은 일은 병원의 중앙공급실에서 의료도구와 의료소모품의 소독과 정리를 돕는 일과 밖에서 청원경찰과 함께 환자들의 병원이용을 돕는 안내역을 2년동안 수행했다.

그 후 응급실로 배속받아 응급실에서 봉사하게 됐다.

 

“처음 응급실 안에 들어가서 간호사 일을 돕는데 병원 용어나 모든것이 너무 생소했어요. 이왕 하는거 확실히 하고 싶었어요”

임 할머니는 YWCA와 적십자에서 하는 간병인 교육을 일부러 찾아가 받았고 수시로 간호사 경력이 있는 다른 자원봉사자에게 모르는 것을 배웠다.

“일에 대해 조금이라도 배우고 나니 아무것도 모를때에 비해 일하기가 수월해졌고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자원봉사에 대해 아무 경험이 없던 임할머니는 13년전 자원봉사에 첫 발을 들여논 이후 자원봉사 예찬론자가 됐다.

임할머니는 “병원에 나와 자원봉사를 한 후 집에 돌아갈때는 발도 가볍고 마음도 가볍고 너무 행복합니다. 이 기분이 집에 가서도 잊혀지지 않아요. 밤에 잠도 잘오고 이렇게 좋은 것을 그동안 왜 몰랐을까”라며 웃었다.

하지만 할머니는 이 기분을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고 싶어 자원봉사를 함께 할 것을 권하지만 편견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친구들에게 소개해주면 처음에 같이 하다가 오래 못하더라구요. 이 나이가 되면 무언가를 하기가 육체적으로 힘들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것을 병원에 와서 병이 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 힘듭니다”

 

 

오물처리나 침대보 가는 일 등 육체적으로 힘들고 남들이 꺼릴법한 일도 임할머니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감사했다.

임할머니의 이런 활동은 집에서의 내조도 한 몫 했다.

“남편이 많이 도와줘요. 자원봉사 하러 가는 날은 남편이 손주도 도맡아 봐주고 집안일에 신경쓰지 않도록 배려해주죠. 이런 남편에게도 많이 고마워요”

생활에 모든 것이 감사하다는 임할머니. 작은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그에게 봉사는 그 자체가 행복이다.

“내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하고 싶어요. 어차피 누구나 나이가 들면 일을 하던 집에서 놀던 몸이 아프게 되죠. 이왕 아픈거 마음 편하고 즐거운 일 하는 것이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저에게 그 일은 봉사입니다”

남을 도우면서 자신의 행복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임할머니의 마음은 그 누구보다 뜨겁다.

■ 아주대병원 자원봉사자 되려면

매월 첫번째 화요일 설명회…기초과정 이수후 4주간 예비봉사 활동 정규 봉사자로

아주대학교병원 사회사업팀은 자원봉사를 원하는 봉사자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자원봉사활동의 순수한 의미를 이해하고 자원봉사에 대한 열정이 있으면 누구든지 참여 가능하고 매주 1회 정해진 요일에 4시간 동안 봉사활동이 가능하면 참여할 수 있다.

참여절차는 매월 첫 번째 화요일 오전 10시에 실시하는 자원봉사 설명회에 참석한 후 신규자원봉사 기초교육과정을 이수하고 4주간 예비봉사활동을 실시하면 정규 자원봉사자로 활동이 가능하다. (문의)219-6152

이외에도 연간 행사 중 하나인 ‘아주랑한마당 희망나눔 바자회’를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병원 1층 현관 옆에서 개최한다.

이번 바자회는 롯데백화점 분당점에서 진행해 남녀 의류와 패션 소품, 레저용품, 생활용품 등 품격 높은 다양한 물건들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물품 바자와 자원봉사자 100여명이 참여해 묵밥과 김밥, 떡볶이 등 정성어린 먹거리를 제공하는 먹거리 장터로 구성됐다. 또 행사 마지막 날 오후 5시에는 먹거리장터를 이용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행운권을 추첨해 디지털 관련제품과 가전제품, 건강용품, 운동기구, 침구류 등 다양한 경품을 나눠 줄 예정이다.

매년 바자회 수익금은 말기 암 환자와 학대 아동 및 노숙인들의 의료비로 지원됐고 올해 바자회 수익금 역시 전액 병원내의 불우 환자를 돕기 위한 아주사회사업기금으로 기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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