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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노래, 해타르이 노래<48>-깨달음의 길

8년만에 혜능의 마음 얻은 회양-소설가 이재운

 

눈썹을 얻었다는 것은 대강을 이해하는 데에는 몹시 빠른 눈치를 가졌다는 뜻이므로 본질과 거리가 있음을 밝힌 것이다. 눈도 귀도 코도 혀도 다 그것이 가진 한계를 들어 각자 부족한 점을 역설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다만 마조 도일에게만 마음을 얻었다고 함으로써 정식 인가를 내려준 것이다. 하루는 어떤 스님이 회양에게 물었다. “거울은 원래 맑고 깨끗한 것입니다. 그런데 무슨 물체가 비쳐들면 그 맑음이 사라집니다. 거울의 원래 맑은 성품은 어디로 간 것입니까?” 회양이 대답했다.

“그대의 어릴 적 모습은 어디로 갔는가?” “저는 다만 거울에 어떤 모습이 비친 뒤엔 어찌하여 그 맑음을 보이지 못하는가 했을 뿐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나를 속이지는 못한다.”

나중에 제자 마조 도일이 강서에서 교화를 펴고 있는데 어느 날 회양이 대중에게 물었다.

“요즘 도일이 대중에게 설법을 한다더냐?” 대중이 대답했다.

“벌써부터 설법을 합니다.” “그런데 아무도 소식을 전해오는 이가 없구나.”

회양의 걱정에 아무 대꾸도 못했다. 큰 인물치고 똑똑한 제자 욕심 없는 사람이 없는 법이다. 회양도 수제자 마조 도일이 제대로 교화를 펴서 우뚝 서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남달리 깊었던 것이다. 자식을 그리워하고 걱정하는 어버이의 마음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 그래서 회양은 스님 한 사람을 뽑아서 마조 도일에게 보내면서 일렀다.

“그가 법상에 오르기를 기다렸다가 법상에 오르고 나면 그저 ‘요즘 어떠십니까?’ 하고 물어라. 그리고 그가 대답하는 바를 낱낱이 기억해 전해 달라.”

그 스님이 지시대로 하고 돌아와서 회양에게 전했다.

“마조 대사가 말하기를 ‘난리를 겪은 지 30년 동안 한번도 소금이나 된장을 먹은 일이 없다.’ 합디다.”

난리를 겪었다는 것은 벽돌을 갈아가면서 참 자아를 깨우쳐 주던 사건을 상기한 말이고, 삼십 년 동안 소금이나 된장을 먹은 일이 없다는 것은 언제나 주식만 먹었을 뿐 부식은 먹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깨달음에 한번도 회의를 일으켜 미혹에 다시 빠져본 적이 없었다는 전갈이었다.

이에 회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를 긍정하는 것이었다.

회양은 남악에서 교화를 편 지 23년만에 68세로 세상을 이별했다. 임종 당시의 기록은 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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