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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노래, 해탈의 노래<53>-열반의 길

-“마음이 곧 부처다” 마조-소설가 이재운

788년 1월에 건창의 석문산으로 가서 숲 속을 거닐다가 골짜기의 평탄한 곳을 보고 시자에게 말했다.

“내 낡은 몸이 여기에 와서 쉬리라.”

그날은 다른 일 없이 금방 돌아왔다. 마조는 아마도 팔십 평생을 끌고 다닌 육신을 이제는 편안하게 안치시킬 자리를 찾았던 것 같다. 빌어쓴 물질이니 자연으로 돌려보낼 때에는 그 고마움을 표시해야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그 누구도 일생 동안 ‘타고 다닌’ 육신에게 고마워 할 겨를을 갖지 못한다. 타이어가 터지고 엔진이 다 닳았어도, 아니 움직이지 못하는 똥차라도 그저 올라타고만 있을 수 있다면 좋다고 생각하는 ‘수자상(壽者相)’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죽지 않는다는 수자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죽어도 죽지 않는다. 세세 생생 무궁한 목숨을 이어가리라고 믿는다. 사람들이 얼마나 수자상이 깊으냐 하면 사후 세계를 설정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원래 불교는 윤회론을 중요한 교리로 채택하고 있지만 불교만 그런 게 아니다. 온 세계의 모든 종교가 모두 사후 세계를 인정한다. 지금 당장은 죽더라도 지옥이든 천국이든 하여튼 어디론가 죽지 않고 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생은 자신이 죽어없어진다는 생각을 감히 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자기를 무사히 태우고 다녀준 육신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여유쯤은 가져봄직한 일이다.

2월 4일이 되었다. 마조는 목욕을 하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열반에 들었다. 열반에 들기 직전 한 스님이 마조의 건강을 물었다. 그 스님은 마조가 곧 죽을 거라고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던 것 같다. 아무튼 마조는 또다시 뒷날의 선사들을 골치 아프게 하는 말을 남겼다.

“일면불 월면불(日面佛月面佛)이라네.”

평소에 마조가 늘 하던 이야기가 있다. 마음이 곧 부처다. 이는 보통 때의 마음, 곧 평상심이 부처다 하는 말과 바로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다.

따로 특별한 임종 설법이 있었다는 기록은 없다. 향수 80세였다.

마조에게 입실한 제자는 모두 139명으로 모두 제각기 흩어져서 수많은 법문을 펼치고 한량없는 교화를 폈다.

염관 제안(鹽官齊安), 백장 회해(百丈懷海), 서당 지장(西堂知藏), 반산 보적(盤山寶積), 불광 여만(佛光如滿), 남전 보원(南泉普願), 대해 법상(大海法常), 마곡 보철(麻谷寶徹) 등의 대덕이 모두 그의 제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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