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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노래, 해탈의 노래<54>-깨달음의 길

공동 묘지에서 참선한 도오-소설가 이재운

열다섯살 때 항주의 죽림사에 들어가 용맹 정진을 했다. 바람 불고 비 오는 음산한 밤이면 일부러 공동 묘지로 가서 무덤 사이에 앉아 몸과 마음의 동요를 참는 연습을 하기도 하였다.

사람의 상(相) 가운데에서도 가장 버리기 힘든 게 자기는 죽지 않을 거란 상이다.

‘나’라는 것, ‘인간’이라는 것, ‘중생’이라는 것 모두 허물기 어려운 상이다.

버린다는 것은 인식하는 것, 아는 것과는 다르다. 사람이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은 알지만 자기 자신도 그러리라고 꼭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다 못해 죽을 때 죽더라도 저세상이 따로 있어 그곳으로 잠시 공간 이동을 할 뿐이라고 믿을 뿐 영원히 죽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모든 종교가 그러한 신도들의 불안한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천당도 만들어주고 극락도 만들어주는 것이다.

도오가 바로 그러한 상을 버리기 위해 공동 묘지에 일부러 가서 그런 생각들을 떨쳐버리려 애를 썼던 것이다.

그 후 여항에 갔다가 경산 국일(徑山國一)을 친견하고 불법의 주소를 전해 들은 뒤에 육년을 그의 문하에서 지냈다.

불법의 주소란 불법이 사는 곳, 불법이 있는 곳이라는 뜻으로 진리의 말씀을 찾았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도오는 어떻게 하면 불법이 사는 주소까지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을 짐작해낸 것이다.

그 주소를 찾아가는 길에 마조(馬祖)가 있었다.

마조를 찾아가 경산에서 들은 바를 맞추어 보니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주소가 맞더라는 것일 뿐 불법을 찾은 것은 아니었다. 도오는 그 후 석두 희천(石頭希遷)을 찾아 가서 불법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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