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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세요~ 글로벌링크스

청소년·배우 열창 호흡 진지한 연기 무대 압도

‘오페라는 어렵다’는 편견을 보기 좋게 깬 무대였다.

흔히 ‘오페라’하면 떠올리는 크고 화려한 무대, 웅장한 오케스트라 등은 없었지만 소극장 무대를 꽉 채운 배우들의 호연과 열창은 그와 비교해 전혀 모자람이 없었다.

코리안체임버오페라단이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국내 초연한 잔 카를로 메노티의 오페라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글로벌링크스’의 이야기다.

아이들이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글로벌링크)들을 음악으로 물리친다는 다소 독특한 내용을 다룬 이 작품은 연습 단계에서부터 국내 오페라계의 기대와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국내 무대에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청소년들과 전문예술인이 함께 꾸미는 ‘청소년 오페라’ 형식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공연에 나선 32명의 배우들 가운데 성악가 8명을 제외한 나머지 배우들은 모두 오산지역 초·중·고교생들로 이뤄진 청소년오페라아카데미 단원들이다.

이런 기대와 관심에 힘입어 배우들은 3개월 가까이 계속된 연습의 결과를 완벽한 호흡으로 보여줬다. 이들은 중간중간 진지함과 엉뚱함을 넘나드는 예측불허의 연기로 공연 내내 관객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가 하면 극의 흐름을 끊지 않는 한도 내에서 ‘음악=희망’이라는 메시지 전달도 충실히 해냈다.

특히 음악교사 역을 맡아 열연한 이은순 대표는 풍부한 성량과 수준 높은 연기력으로 내내 극을 주도했다. 그가 아이들과 함께 음악으로 외계인을 물리친 후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 있어도 음악이 있는 한 모두 이겨낼 수 있어. 음악이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야’라고 외치는 장면에선 어린 관객들의 환호가 쏟아지기도 했다.

반짝이는 의상에 얼굴에는 빨강, 초록, 보라색 등 색색의 분칠을 하고 외계인으로 분한 10살배기 어린배우들의 앙증맞은 연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볼거리였다.

그러나 아쉬움은 있었다. 극 초반 외계인들의 약점(음악)이 너무 쉽게 드러나는 바람에 극의 긴장감이 떨어진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9회 서울소극장오페라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 이번 공연은 첫날을 제외한 모든 공연이 전석 매진을 기록, 국내 오페라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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