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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한 여고생의 무대 인생

연기상 등 3개부문 휩쓸어 각 종 예술제서 실력 인정
25년간 연극 열정 한마음 경화여고 연극아카데미

 

17일 오후 5시30분. ‘제16회 경기도청소년연극제’의 마지막 수상학교로 ‘홍시 열리는 집’을 연기한 경화여고가 호명되자 객석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경화연극아카데미’라는 문구가 새겨진 흰 티셔츠를 입은 20여명의 경화여고 학생들은 서로 얼싸안고 하염 없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대상’의 기쁨을 맛봤고 그 모습을 지켜본 객석에서는 아낌 없는 축하와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경화여고는 대회 최고의 영예인 단체 대상과 최우수연기상, 연기상 등 3개 부문을 휩쓸며 명실상부한 연극 명문고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지도교사인 이기복 광주시 연극협회장은 “올해 연극제의 출품작 수준이 매우 높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뜻밖에 큰 상을 타게 돼 매우 기쁘다”며 “그동안 연극반을 믿고 전폭적인 지원을 보내준 학교측의 배려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창단 25돌을 맞는 경화여고 연극반은 이미 수년 전부터 전국 규모의 각종 예술제와 연극제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2000년 전국청소년연극제 단체 최우수 및 우수연기상·특별상, 2001년 전국청소년연극제 단체 최우수 및 우수연기상·지도교사상·특별상, 2003년 전국청소년연극제 단체 우수 및 우수연기상, 2005년 전국청소년연극제 단체 최우수 및 우수연기상2·스태프상·지도교사상 등 그 동안의 입상성적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경화여고가 연극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문화 불모지’나 다름없는 광주에서 20년 넘게 오로지 ‘연극’이라는 한 길만을 걸어온 이기복 회장과 학교측의 적극적인 배려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변변한 영화관 하나 없는 광주지만 경화여고에는 전국의 중·고등학교 연극반이 부러워하는 시설이 있다. 바로 ‘경화소극장’이다.

경화여고는 일찍이 연극의 교육적 효과를 이해하고 1997년 학교 소강당을 개조, 교내에 연극전용극장을 개관하는 등 연극반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20평에 달하는 무대와 200여석의 객석, 사무실과 기계실, 연습실 등과 더불어 현대적 조명시설 및 음향장비를 갖춘 경화소극장이 바로 광주연극의 산실인 셈이다.

그러나 이들 역시 이기복 회장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경화여고 교사이자 광주시 연극협회장으로, 극단 ‘파발극회’의 대표 등으로 학교와 지역사회, 연극계를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 회장은 지난 1981년 경화여중·고에 부임한 이듬해인 1982년 ‘경화연극반’을 창단하고 1993년에는 경화출신 학생들을 주축으로 만든 극단 ‘파발극회’를 창립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 광주지역의 모든 고등학교에 연극반 창단을 유도할 계획이다. 광주를 전국 제일의 청소년 연극도시로 만들어 지역문화를 꽃 피우겠다는 포부다.

대상 수상의 기쁨 속에서도 학생들에게 “자만하지 말고 늘 겸손한 마음으로 작품에 임해줄 것”을 주문하는 이 회장의 모습에서 연극에 대한 열정과 함께 자칫 자만을 우려하는 교사로서의 사랑이 흠씬 묻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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