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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ormance review]김남진의 댄스시어터 창 - 햄릿

사투리 쓰고 춤추는 ‘현대판 코미디’

21일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홀 무대에 오른 ‘햄릿(Black Out)’은 상식을 뒤엎는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원작의 철학적 지루함과 시적 대사를 배제하고 오로지 직접적인 대사 몇 마디와 역동적인 무용만으로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댄스시어터로 재창조해낸 김남진의 댄스시어터 창은 이날 공연 내내 허를 찌르는 상황 전개로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대사도 물론 나온다. 그러나 극 중 인물들이 경상도와 전라도, 부산사투리를 자유자재로 쓰는 ‘햄릿’이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작품은 현대무용과 연극을 접목시켜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인생의 즐거움과 고난과 역경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햄릿의 고뇌를 때로는 화려하게, 때로는 섬세한 연기로 보여준다.

세계의 각종 페스티벌을 겨냥해 제작된 작품인 만큼 대사는 그리 많지 않았다. 중간 중간 꼭 필요한 대사는 나레이션과 직접 배우들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있었을 뿐이다. 배우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유난히 돋보이게 했던 조명과 음향효과는 단지 배우들의 춤을 뒷받침해주는 수단에 불과했다. 그 만큼 배우들의 기량이 뛰어났다는 의미다.

공연 내내 관객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 배우들의 역동적인 춤사위는 1시간을 눈 깜짝할 새로 느낄 만큼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신명나는 우리 가락을 배경으로 펼쳐진 자연스러운 연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한층 화려하고 매혹적인 춤으로 이어졌다.

상식을 깨는 전혀 예상치 못한 기발한 발상으로 폭소를 자아낸 장면도 있었다.

이를 테면 5명의 배우들이 영화 ‘매트릭스’의 명장면 중 하나인 키아누 리브스가 총알을 피하는 모습을 360도 회전하는 것처럼 표현한 장면. ‘타이타닉’에서 주인공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 뱃머리에서 양팔을 벌려 하늘을 나는 듯 서있는 장면 등을 패러디한 부분도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막이 오른지 1시간이 흐르고, 공연이 끝난 사실을 미리 알아챈 일부 관객들은 박수를 보냈지만 아직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한 상당수 관객들은 ‘벌써(?)’라는 아쉬움의 눈길을 보냈다. 그러나 이내 아쉬움의 탄성은 환호성으로 바뀌어 배우들을 미소 짓게 했다.

세계 초연작으로 선보인 이번 무대가 과연 국제 무대에서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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