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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ormance review]연극 ‘눈물 꽃 기생’

농익은 연기·한국적 정서 물씬
부채춤 등 화려한 歌舞 무대 빛내

‘조선시대 기생과 선비의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이야기.’ 지난달 3일부터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 무대에 오르고 있는 창작뮤지컬 ‘해어화’와 연극 ‘눈물 꽃 기생’은 여러 면에서 닮아있다.

당대 최고의 예능인(기녀)이 되기 위해 혹독한 수련과정을 거치는 기생들과 어느 날 그들 앞에 불현듯 찾아온 운명 같은 사랑. 그러나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비운의 운명 등이 그렇다.

다소 진부한 소재이긴 해도 굴곡 많은, 그러나 누구보다 화려한 삶을 살다 간 기생의 삶을 조명한 작품인 만큼 두 작품 모두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의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무대의 크기는 다르지만 한 편의 종합선물세트를 보는 듯한 느낌은 두 작품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충만했다.

특히 지난달 31일 오후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공연장 무대에 오른 경기도립극단(예술감독 전무송)의 ‘눈물 꽃 기생’(극본 조태준·연출 정운봉)은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정서가 물씬 풍기는 작품이었다.

눈이 부실 정도로 화려한 옷맵시와 가체를 얹은 기생들의 요염한 자태, 거문고, 정가, 검무, 부채춤, 살풀이 등 다양한 가무는 마치 기생의 삶을 통해 보일 수 있는 한국적 소재들을 모두 모아놓은 듯한 느낌을 줬다.

아리따운 미모와 재예를 동시에 갖춘 기생으로 분해 신인답지 않은 폭넓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과 중견배우들의 농익은 연기도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안정감을 줬다.

그러나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이 닿지 못한 점은 아쉽다. 극중 등장인물들이 방을 드나드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오는데 일부 배우들은 짚신을 신은 상태에서 그대로 방에 드나드는 일을 반복했다.

시급을 다투지 않는 장면임에도 신을 신은 채 방에 오르내리는 배우들은 관객에게 ‘왜?’라는 의문과 함께 한껏 달아오른 극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됐다.

주인공인 ‘진원’ 역을 맡아 신인답지 않은 연기를 뽐낸 배우 우정원은 극중 2~3곡의 솔로를 부르는데 노래에서는 연기 만큼의 실력을 내보이지 못했다. 감정연기는 훌륭했지만 관객에게 잘 들리지 않는 노래 가사를 듣기 위해 귀를 기울여야 하는 수고로움(?)을 줬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은 오는 19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러시아 무대에 오른다. 러시아 알렉산드린스키극장 주최로 열리는 국제연극페스티벌에 초청돼 국제무대에 서는 것이다.

이미 세 차례나 국내무대에서 매진행렬을 이룰 정도로 합격점을 받은 만큼 국제무대에서도 우리나라 창작극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눈물 꽃 기생’은 오는 29일 전당에서의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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