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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 타고 가시는 길…구름 융단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아담하고 유순한 산세 ‘서운산’

경기도에서 꽤 이름난 드라이브 코스인 청룡사 가는 길.

그 길을 따라가다보면 드라이브 코스보다 더 아름답고, 머릿속에 남을 만한 길이 나온다.

바로 서운산 산행 길이다.

경기도 최남단에 위치한 서운산은 안성시에서 남쪽으로 약 12㎞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서운산이란 이름은 ‘청룡이 서운을 타고 내려오는 것을 보았다’해 서운산으로 불려졌다 전해진다.

서운산은 해발 547m로 아담하고 바위도 거의 없는 유순한 산세에 푹 안겨 가족들끼리 가볍게 산행하기에 좋다. 더불어 청룡사와 석남사 등 문화유적지가 많아 쉬엄쉬엄 역사공부 하기에도 좋고 산 주변엔 호수들까지 있어 운치 있는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행은 청룡저수지를 감상하며 조금만 더 가면 청룡사 바로 앞에 마련된 주차장에서부터 시작된다. 청룡사는 1265년(고려 원종 6) 서운산 기슭에 명본국사(明本國師)가 창건한 절로, 창건 당시에는 대장암(大藏庵)이라 하였으나 1364년(공민왕 13년) 나옹화상이 크게 중창하고 청룡사로 고쳐 불렀다. 청룡사라는 이름은 나옹화상이 불도를 일으킬 절터를 찾아다니다가 이곳에서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청룡을 보았다는 데서 유래했다.

소박하고 아담한 청룡사의 인상에 산행의 발걸음은 절로 가벼워진다. 서운산은 숲이 울창하고 바위가 없는 편인데다 능선도 완만해 초보자들도 오르기에 적당한 산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울창한 숲 사이로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내는 계곡이 보인다. 은적암까지 가는 산길 옆으로는 조그만 냇가가 흐르고, 완만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은적암에 가까워지면 보기 힘든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등산로는 두 사람 정도가 겨우 오갈 정도로 좁아지며, 그 좁은 등산로 주변엔 산죽(신위대라고도 하고 왕대등과 섞어서 광주리, 조리를 만듦)이 산등성이를 온통 뒤덮고 있다.

서운산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능선 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 이른 새벽 안개 속을 헤치며 걷는 산행길은 꼭 구름 속을 걷는 기분이 들게 한다.

고요함이 묻어나는 풍경을 계속 걷다 보면 헬기장이 나오는데 아래로 파랗게 펼쳐진 저수지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까지 차분해진다. 헬기장에서 정상까지는 20여분만 가면 된다. 역시 어려운 코스는 없지만 그래도 자만은 금물이다.

천천히 자신의 신체리듬에 맞춰 걸음을 옮기면 정상에 다다르는데 문제없다. 오르는 길 중간중간 나오는 갈래길의 이정표는 방향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있어 길을 찾는 수고로움을 덜어준다.

정상에서는 북쪽 들판을 바라보는 맛이 좋다. 부근에 산간저수지들이 적지 않아 저수지를 끼고 보는 경치가 아름답다. 이렇게 이곳 저곳 산세를 음미하며 둘러봐도 2시간이면 넉넉 거리다. 정상에서 청룡사쪽 길을 접고 동북쪽 기슭에서 석남사 마애여래좌상 앞쪽으로 내려갈 수 있다.

산에 오른 것도 성취감이지만, 오르는 동안 문득문득 떠오른 일상에서의 고민은 하산할 때 시원한 성취감으로 다가온다. 오로지 “잘할 거야!”라는 생각만 들뿐. 이번 주말, 기분 좋은 산행으로 인생의 돌탑에 작은 돌을 하나 쌓고, 일상으로 돌아가서는 조금 더 큰 돌을 쌓을 에너지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문의)031-678-2571, 031-678-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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