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1 (월)

  • 구름많음동두천 24.2℃
  • 맑음강릉 30.8℃
  • 구름조금서울 25.2℃
  • 구름조금대전 27.5℃
  • 구름많음대구 27.9℃
  • 구름많음울산 28.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많음부산 26.1℃
  • 구름많음고창 24.4℃
  • 흐림제주 26.4℃
  • 구름조금강화 25.5℃
  • 구름조금보은 25.7℃
  • 구름많음금산 26.5℃
  • 흐림강진군 25.2℃
  • 구름조금경주시 29.5℃
  • 흐림거제 24.8℃
기상청 제공

대형유통업체 “10원이라도 더 싸게” 저가상품 ‘가격전쟁’

너도나도 PB상품 개발 확장에 혈안
이마트 선두, 홈플러스 등 경쟁치열
제조업체 “마진 낮추려 손해도 감안”

최근 대형유통업계의 최대 이슈는 ‘PB상품을 통한 가격전쟁’이라 할 수 있다.

‘누가 질 좋은 상품을 남들보다 얼마나 더 저렴하게 내놓아 고객을 확보하느냐’라는 유통업계의 최대 고민은 유통업체의 자체브랜드인 ‘PB상품’의 확대로 이어졌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PB상품은 기획·개발·생산 및 판매과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자주적으로 수행해 만들어내는만큼 고객이 원하는 질 좋은 상품을 NB(제조회사 브랜드)보다 더 저렴하게 내놓을 수 있다”며 “유통업계에게 있어 PB상품확대는 필수적인 생존전략”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대형유통업체의 경쟁적인 PB상품확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대통합민주신당 박상돈 의원은 지난달 23일 진행된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형유통업체의 불공정거래행위는 여전히 심각하지만 이에대한 개선은 미비한 수준”이라며 “이에대한 강력한 개선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대형유통업체의 불공정거래에 관한 신고나 개선방안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최근 대형유통업체의 경쟁적인 저가상품은 소비자에게는 수혜가 되겠지만 그 물건을 납품하는 업자입장에서는 상당한 피해를 감수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지적했다.

◇유통업계는 치열한 ‘PB전쟁’ 중=최근 유통업계에 부는 ‘가격혁명’의 선두 주자는 신세계이마트이다. 이마트는 지난달 16일 NB(제조회사 브랜드)보다 품질은 동급 이상이면서 가격은 20~40% 저렴한 PL상품을 2010년까지 매출 구성비의 23%(2조4000억원 규모)까지 확대하는 PL확대전략을 발표했다.

이러한 이마트의 발표에 삼성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 경쟁사들은 다양한 PB확대 방안으로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 홈플러스는 카테고리마다 신상품 PB 실무진을 구성해놓고 연내 400개~500개의 PB를 내놓을 방침이다.

이와함께 삼성 홈플러스는 이달부터 ‘홈플러스 자체개발상품(PB) 하나 더’ 이벤트와 함께 구매 금액의 10%를 적립해주는 행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삼성 홈플러스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PB확대는 오래 전부터 예고돼 왔고 대부분 단계적 추진을 하고 있던 상황”이라며 “홈플러스는 영국 테스코 본사가 PB를 중시하는 스타일이어서 더욱 체계적인 준비를 해왔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3년 12월 ‘현명한 주부의 선택’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와이즐렉(Wiselect)이라는 자사 PB상품을 선보였다.

이러한 롯데마트의 PB상품은 지난해 PB상품 매출만 4천500억원에 이르렀고 전체 매출의 10%를 훌쩍 뛰어넘었다.

올해에는 재래김과 삼겹살 등 신선식품에서부터 휴지, 기저귀 등의 생활용품, 의류 등 총 2천800여개의 PB상품을 와이즐렉, 와이즐렉 프라임, 베이직 아이콘 등 3단계로 구분해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PL 상품 매출이 전체의 14%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향후 2010년에는 전체 매출의 20%가량으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롯데마트는 자체브랜드 확장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아웃소싱해 내-외부 연계조율을 통해 진행 중이다.

◇중소 생산·제조업체들 불안 고조=하지만 이 같은 대형 유통업체의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형유통업체의 PB상품은 저렴한 가격을 맞추기 위해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가 가장 최소한의 마진으로 고객들에게 선보이는 시스템이다.

이에따라 대형 유통업체가 PB상품을 확대해 판매가격을 낮출수록 이를 공급하는 제조업체의 마진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대형유통업체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S업체 대표는 “PB제품의 경우 분명 납품기업들이 마진에서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한다”며 “하지만 그만큼 브랜드파워가 약한 기업들은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대형유통업체라는 안정적인 구매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장점이 모든 업체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브랜드파워가 있는 대기업도 어쩔수 없이 PB상품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공급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인건비가 상승하는 품목의 경우는 업체가 손해를 보면서 납품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PB상품의 확대로 인해 기업들이 오히려 자기브랜드를 생산하지 못하고 PB상품의 공급업체로 전락하는 경우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대형유통업체에 농산물을 납품하고 있는 한 농가는 “대형 유통업체의 PB상품으로 납품하는 경우 똑같은 질이라 해도 가격은 절반밖에 받지 못한다”며 “물론 대형 유통업체가 안정적인 구매처가 될 수는 있지만 농산물의 경우 작황에 따라 생산량이 달라지는만큼 절반밖에 되지 않는 마진율은 농가에 손해를 발생시키기도 한다”고 밝혔다.

남기철 화성포도영농조합 대표는 “대형유통업체에 납품하면서 자기브랜드가 없는 농가의 경우 출혈을 감안할 수 밖에 없다”며 “농산물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반드시 필요한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화성포도의 경우 포도를 싸는 봉지마다 코드를 부여하는 등 브랜드 개발과 관리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며 “그 결과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었고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