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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ormance review] 극단 우투리 ‘선녀는 왜’

배우열정 관객 압도 정치인 풍자 통쾌

 

대선을 불과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막이 오른 이 작품은 설화 ‘선녀와 나무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시대 풍자극이다. 흥미로운 것은 극에 등장하는 시장이 대선에 출마한 특정 정치인과 너무도 흡사하다는 것.

지난달 30일 저녁 대학로 게릴라극장. 사흘에 걸친 의정부에서의 초연에 이어 마련된 이날 공연은 대학로에서 두 번째 무대였다.

해금, 대금, 피리, 북 등 신명나는 소리와 흥겨운 장단대사로 시작된 무대는 관객들을 순식간에 극 속으로 이끌었다.

특히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로 시종 힘 있는 무대를 선사한 배우들의 뜨거운 열정은 좁디좁은 소극장, 그것도 2시간여 동안 불편한 좌석에서 공연을 지켜본 관객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극의 배경은 하늘 아래 가장 가난한 금강마을. 착한 나무꾼은 선행에 대한 보답으로 착하고 예쁜 선녀를 아내로 맞게 된다.

한편 신임 시장 이달수는 대규모 다리건설을 골자로 하는 금강종합개발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마을사람들에게 삼계천 복원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자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한다.

이 과정에서 마을사람들은 성장과 분배라는 두 가지 논리의 분란이 일어나게 되고, 같은 시각 선녀를 희롱하는 경찰을 죽였다가 옥에 갇힌 나무꾼은 옥에서 나와 시장의 앞잡이가 된다.

이렇듯 극은 ‘성장=행복’이라고 외치는 정치인들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그런 정치인들에게 세뇌당하며 맹목적으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이런 점은 극중 시장이 객석을 향해 사정없이 뿌린 전단지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물길을 튼다→다리를 놓는다→화차가 들어온다→포장도로가 생긴다→일자리가 많아진다→여자가 몰려온다→부자가 된다’는 식이다.

극의 모든 효과는 앞서 언급한 대로 해금, 대금 등 100% 우리의 소리로 이뤄졌다. 무대 한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흥겨운 연주를 들려준 악사들은 극에도 직접 개입하며 보는 재미를 더했다.

그러나 13명에 달하는 적지 않은 등장인물들을 별 차별 없이 비슷한 비중으로 다룬 점은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음에도 결과적으론 산만한 느낌을 지울 수 없게 해 아쉽다.

묵직한 주제를 관객들에게 보다 쉽게, 명확히 전달하기 위한 의도였다고는 하나 직접적으로 귀에 내리꽂는 ‘설명조’의 대사는 오히려 불편하게만 느껴졌다. 배우들의 혼신을 다하는 연기가 자칫 공허한 외침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여유가 필요해 보인다.

공연은 16일까지 계속된다. 문의)02-3675-3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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