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8 (일)

  • 구름많음동두천 30.1℃
  • 구름많음강릉 35.4℃
  • 구름많음서울 31.0℃
  • 구름많음대전 32.5℃
  • 구름많음대구 32.9℃
  • 구름많음울산 32.6℃
  • 구름많음광주 32.2℃
  • 구름많음부산 30.6℃
  • 구름많음고창 32.2℃
  • 구름조금제주 32.2℃
  • 구름많음강화 30.4℃
  • 구름많음보은 30.8℃
  • 구름많음금산 32.1℃
  • 맑음강진군 32.4℃
  • 구름많음경주시 33.9℃
  • 구름많음거제 30.2℃
기상청 제공

인간 상대성의 진실

안산문예당 내일부터 연극 ‘나생문’… 상황따라 다른 4가지 에피소드 신선

 

살인사건에 얽힌 사람은 네 명, 하지만 진술은 모두 다르다?

일본 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쓴 화제의 소설 ‘나생문’(羅生門)을 극화한 같은 제목의 연극이 오는 7일과 8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나생문’은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에 의해 ‘라쇼몽’이라는 제목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1951년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이듬해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까지 동시에 거머쥔 작품.

한가지 사건을 두고 등장인물 각각의 진술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는 독특한 형식을 통해 인간의 이기심과 진실의 상대성을 되묻는 이 작품은 인간의 심층적인 심리를 단순한 선과 악의 구분이 아닌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는 욕망과 공명심 등에 주목하고 있다.

2003년 창단공연으로 ‘나생문’을 무대에 올렸던 극단 수(秀)가 기획사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과 함께 꾸미는 이번 공연은 영화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생생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관객을 압도하는 강렬한 비트의 북, 심벌즈, 징, 꽹과리 등의 라이브 타악은 등장인물들의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각기 다른 리듬, 악기의 구성으로 긴장성과 섬세한 분위를 조성한다.

특히 극 중 의도적인 암전이 진행될 때 들리는 긴박한 리듬의 북소리는 빠른 템포의 전환을 돕는 한편 관객들로 하여금 매번 새롭게 펼쳐지는 장면들을 연속적으로 기억하게 하면서도 다음의 장면을 자연스럽게 기대토록 하는 역할을 한다. 관객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함축적인 무대도 흥미롭다.

극장에 들어서는 입구부터 실제 대나무로 조성된 대나무 숲길은 관객들에게 마치 대나무 숲에 들어와 공연을 관람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는 관객이 사건을 몰래 훔쳐보는 목격자 입장이 돼 연극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

대나무숲 속에서 무사의 시체와 산적에게 성폭행당한 무사의 아내가 발견되고 산적, 무사의 아내, 무녀의 입을 빌려 이야기하는 죽은 무사의 혼령, 목격자인 나무꾼의 시점에서 서로 다른 4개의 에피소드가 전개된다.

나무꾼과 스님이 나생문에서 비를 피하던 중, 지나가던 가발장수에게 각각의 입장에 따라 상황을 달리 이야기한다는 점을 설명하는 형식으로 연극은 진행된다.

7~8일. 전석 2만원. 문의)02-741-3934.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