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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까기 인형, 비보이를 만나다

‘비보이와 함께 하는 호두까기 인형’이정희 예술감독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멋진 비보이(B-Boy)들의 현란한 춤과 열정적인 안무. 상상이 되세요? 이번 공연 놓치시면 정말 후회하실 겁니다.”

‘호두까기 인형’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해마다 연말이면 세계 각국의 발레단에 의해 무대에 오른다.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레퍼토리인 이 작품은 1892년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에서 안무가 마리우스프티파에 의해 초연돼 100여년이 넘는 현재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작품이 2007년 오늘, 현대판 호두까기 인형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 24~25일 무대에 오르는 ‘비보이와 함께 하는 호두까기 인형’(예술감독 이정희)은 19세기 고전음악과 20세기 현대무용, 21세기의 산물인 비보이(B-boy)와 팝핀(Pop pin)댄스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공연이다.

우리나라 현대무용의 선두주자 이정희씨에 의해 제작된 ‘비보이와…’는 이미 지난 연말 성남 계원예고 벽강예술관에서 첫 선을 보여 이틀간 2천여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 모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작품이다.

이 작품이 기존의 ‘호두까기 인형’과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세계 최정상의 실력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비보이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다. 40~50대 중년들에게는 이름조차 낯선 팝핀(순간적인 힘으로 근육을 튕겨 추는 춤)댄서들과 전문 마술사도 등장한다.

이정희 예술감독은 “지금까지 우리가 봐온 ‘호두까기 인형’은 19세기, 그것도 러시아 안무가에 의해 만들어진 러시아 버전의 공연이었다”며 “고전음악과 현대무용이 만나 현대판 호두까기 인형으로 다시 태어난 이번 공연은 예술성과 대중성, 마술의 신비로움까지 두루 갖춘 현대예술의 결정체”라고 설명했다.

공연에는 차이코프스키의 발레음악 전곡이 그대로 사용된다. 현란하고 역동적인 비보이와 팝핀댄스가 눈 앞에 펼쳐지는 순간에 흘러나오는 음악도 역시 고전음악 그대로다. 다만 안무의 표현방법에 있어서는 기존의 것들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고전의 위대함에 이 시대의 산물을 혼합했다고나 할까요? 고전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오늘의 춤을 추자’라는 생각이에요. 비보이와 팝핀, 마술도 같은 맥락에서 도입하게 된 거죠. 정통 클래식 음악과 비보이들의 춤이 어떻게 어우러질지 쉽게 상상이 되세요? 아마 공연보러 오시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

이화여대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한 그는 25년간 중앙대 예술대 무용과 교수로 재직한 뒤 현재는 (사)한국현대춤연구회를 꾸리고 있는 우리나라 무용계의 거장이다.

그는 국내 최초로 현대무용을 무대 밖으로 몰고 나와 마라도, 독도, 비무장 지대에서 까지 춤을 추며 국토순례를 하기도 했고 광주민주화운동, 분단문제 등과 같은 비극적 현대사를 무용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현대무용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낯설지 않은 이유도 모두 이 때문이다. 특별히 이번 공연에는 그의 제자들과 국내를 넘어 세계무대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팝핀팀 ‘위너스크루’가 무대에 올라 호흡을 맞춘다. 수원·분당지역의 비보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환상의 무대를 선사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을 묻자 순간 그의 눈이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빛났다.

“잠이든 클라라의 꿈속에서 클라라를 공격하려는 쥐들(비보이)과 클라라를 지키려는 인형들(무용수)이 춤으로 대립하는 장면이 있어요. 현란한 비보이들의 춤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장면이죠. 원작에서는 클라라와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 인형이 과자나라로 여행을 떠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우주여행을 떠나요. 이 장면 역시 절대 놓쳐선 안될 명장면이죠.”

“국내는 물론 세계 어느 무대에서도 보기 힘든,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호두까기 인형이 될 것”이라고 단언하는 그의 목소리에서 자신감이 묻어 나왔다.

경기신문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24~25일 총 3회에 걸쳐 마련된다. 24일 오후 7시30분. 25일 오후 2시·5시. 2만~5만원. 문의)031-712-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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