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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인간미 새롭게 조명

안산문화예술의 전당 ‘선동’서 조선 천재화가 예술 삶 재조명

조선시대 천재화가 단원(檀園) 김홍도(1745~?). 과연 그의 삶은 그가 남긴 푸근한 정이 넘쳐흐르는 방대한 그림 만큼이나 친근하고 따뜻했다.

14일 저녁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 ‘반쪽이전’(2004년), ‘꼭두별초’(2005~2006년)에 이어 세 번째 자체제작극으로 무대에 올린 ‘선동’은 관객들에게 신선으로서의 김홍도가 아닌, 사람 냄새나는 김홍도를 만나게 한 무대였다.

신선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화폭에 담고자 했던 그의 뜨거운 화선세계는 한 폭의 커다란 병풍을 연상케 하는 무대 위 또 하나의 무대를 통해 고스란히 재현됐다.

특히 회전무대 위에 설치된 객석과 커다란 스크린으로 사방이 막힌 무대는 관객들로 하여금 마치 살아있는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안산의 인물 김홍도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은 모자(母子)의 호흡으로 완성됐다. 극작가 김청조씨와 연출가 양정웅씨는 오랜 연구 끝에 나름의 상상과 해석으로 풀어낸 김홍도의 예술세계를 무대 위에 소박하게 펼쳐냈다.

‘급류도’, ‘풍속도’, ‘초상화’, ‘신선도’, ‘금강산도’, ‘송하선인취생도’ 등 총 8장에 걸쳐 진행된 극은 각기 다른 극화방식으로 표현돼 재미를 더했다.

특히 연습기간 내내 몸이 성할 날이 없었다던 배우들의 혼신을 다한 연기는 속도감 있는 전개와 조화롭게 어우러져 눈길을 사로잡았다.

첫 막이 오르면서 상념에 잠긴 노인 김홍도가 새벽 먼산을 바라보며 비파를 튕기는 장면이 커다란 영상 위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태어나 처음 붓과 만났던 시간의 편린이 그의 기억을 파고 들 때쯤 무대는 환하게 밝아진다.

이윽고 무대 위에 등장한 배우들. 흰 화선지에 먹물을 듬뿍 묻혀 붓 터치를 한 듯한 의상을 입고 무대에 등장한 11명의 배우들은 ‘사람 냄새나는 그림을 그리고자 했던 사람 냄새나는 김홍도’를 사실적으로 표현해냈다.

회전무대가 돌면 화구를 멘 김홍도는 또 다른 배우의 몫이 됐고, 그 때마다 배우들은 다양한 표정과 몸짓으로 각기 다른 김홍도를 연기했다. 특히 경쾌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적절히 활용된 스톱모션은 마치 살아있는 그림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점쟁이, 부보상, 주막, 나룻배를 탄 사람들, 서당, 우물가, 빨래터, 씨름 등 사람 냄새나는 질펀한 그림들을 익살스런 표정과 몸짓으로 표현한 배우들의 연기 또한 관객을 즐겁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렇게 70분에 걸친 막이 내릴 즈음 관객들은 무대 위 살아있는 김홍도들과 완벽히 교감하며 또 다른 신선, 또 다른 김홍도가 돼 있었다.

이 작품은 해외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쪼록 김홍도를 만나는 즐거움, 신선이 되는 즐거움을 듬뿍 안고 있는 이 작품이 우리의 흥과 멋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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