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수원에서 발생한 이른바 ‘노숙소녀 피살사건’은 가정과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한 10대 가출 청소년들이 주도해 저지른 범행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20대 노숙자 2명이 저지른 범행으로 일단락 됐던 이 사건은 최근 검찰 수사를 통해 10대 가출 청소년 5명이 잃어버린 2만원을 되찾기 위해 또래인 10대 소녀(15세)를 집단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당시 범행에 가담했던 청소년 중에는 13살의 소녀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수원지검 마약·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학석)는 30일 상해치사 혐의로 김모(15) 군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다른 사건(특수절도)으로 구속 중인 최모(15) 군은 불구속 기소했다. 또 사건 당시 형사미성년 촉법소년이었던 곽모(14) 양은 수원지법 소년부에 송치했다.
당시 신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무참히 살해됐던 피해자의 사인은 당시 부검결과 외상성 뇌경막하출혈(외부 충격으로 뇌에 피가 고이는 증상)로 인한 심폐기능 정지로 밝혀졌으며, 경찰은 탐문수사를 통해 노숙자인 정모(29) 씨와 강모(29) 씨 등 2명을 피의자로 검거했다. 그러나 최근 검찰조사 결과 정 씨와 강 씨는 단순 가담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듯 자칫 진범이 묻힐 뻔한 이 사건은 절도 혐의로 구속된 한 재소자가 동료 소년수에게 “내 친구들이 노숙소녀를 살해한 범인”이라는 제보를 해오면서 밝혀졌다.
수사결과 피의자들은 사건 당일 수원역에서 만난 피해자에게 일행인 곽모 양의 돈 2만원을 훔쳐가지 않았냐고 추궁하다 정신지체인 피해자가 횡설수설하자 무자비하게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