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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수감자 돌보미’ 수원구치소 김재성 교위의 설 명절

수감자 나쁜마음 먹을까 노심초사 경계
15년동안 명절다운 명절 단 세번 불과
이해해주는 가족에 미안함·그리움 반반

 

“가족들에겐 미안하지만 연휴 내내 모든 수용자들이 교정사고 없이 행복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수원구치소 보건의료과에 근무하고 있는 김재성(43) 교위.

그는 교정직 공무원으로 생활한 지난 15년 동안 가족들과 함께 명절 다운 명절을 보내본 기억이 단 세 차례에 불과하다. 이번 설 연휴 역시 고향인 전북 군산에 내려간다는 생각을 일찍부터 접었다. 연휴 내내 혹시라도 발생할 지 모를 교정사고에 대비해 특이 환자들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해야 하는데다 24시간 특별비상근무를 통해 응급의료체계를 확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용자들에게 명절은 평소보다 몇 배는 더 외롭고 쓸쓸한 날이에요. 혹시라도 울적한 마음이 극에 달해 충동적으로 좋지 않은 생각을 하게 되면 큰 일이죠. 교정사고가 특별히 명절을 피해가는 것이 아니니, 우리에겐 더 바쁜 날일 수밖에 없죠.”

실제로 연휴기간 중 응급환자가 발생하게 되면 10분 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김 교위는 물론 보건의료과에 근무하는 모든 의사들과 간호사, 임상병리사들의 신경은 바짝 곤두설 수밖에 없다.

이에 구치소는 우울한 수용자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연휴기간 내내 오락, 스포츠, 영화 등을 편집 방송할 예정이다.

한없이 칭얼대며 아직 어리광을 부릴 나이인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과 2학년인 딸은 이미 이런 아빠의 마음을 이해한 지 오래다. 때문에 그는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을 마음의 빚처럼 가슴 깊은 곳에 간직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래도 그는 “늘 뒤에서 묵묵히 응원해주는 아내가 있어 든든하고 행복하다”며 “특히 아빠가 공무원이라는 사실에 대해 자랑스러워하는 아이들을 보면 절로 힘이 나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며 넉넉한 웃음을 지었다.

김 교위는 “명절에 더 서러울 수 있는 수용자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그 안에서 교정공무원이라는 자긍심과 보람을 느낀다”며 “연휴 중 어떤 교정사고도 발생하지 않아 연휴가 끝난 첫날 모든 직원들이 마음 편히 출근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연휴의 설레임으로 모두가 들떠 있는 요즘, 가족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을 잊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오직 제 일에 대한 자긍심 하나만으로 고향에 가지 못하는 서운함을 털어내고 있는 것은 김 교위 혼자 만이 아니다. 수원구치소의 모든 식구들은 언제나 그랬듯 명절이 따로 없다.

송영삼 수원구치소장은 “설을 맞아 430여명에 달하는 수원구치소의 전직원은 수용자들의 따뜻한 설 명절을 돕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설 당일 백반, 쇠고기 떡만두국 등의 특식 제공과 함께 합동차례를 진행하고, 특히 9일에는 모든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횟수의 제한없이 접견을 확대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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