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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군용 헬기 추락사고 현장 방문

희생자 유품 안고 대성통곡… 사고조사·원인규명 촉구

 

“이렇게 추운데 얼마나 아팠겠니. 아들아…, 내 아들아….”

21일 오전 양평 용문산 헬기 추락사고 현장을 찾은 유족들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찢겨 부서진 사고 헬기를 확인한 뒤 저마다 아들, 딸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이날 23명의 유족들이 현장을 찾은 시간은 오전 11시15분쯤.

오전 9시30분쯤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군부대가 마련한 버스 2대에 몸을 실은 유족들은 1시간20여분 만에 사고지점에서 3㎞ 정도 떨어진 용문산 설매재고개에 도착했다.

이어 군이 준비한 지프 차량 7대를 나눠 타고 침통한 얼굴로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유족들은 갈기갈기 찢겨진 처참한 모습의 헬기를 바라보며 애써 차오르는 눈물을 삼켰다.

감식통제선 밖에서 짧은 묵념을 가진 유족들은 추락한 헬기의 잔해 앞으로 다가가 다시 한번 묵념과 헌화을 했다. 이어 육군 중앙수사단인 이삼기(지구1수사대장) 중령으로부터 비행방향과 1·2차 충격지점 등을 전해 들은 유족들은 희생된 가족들의 이름과 함께 시신의 발견위치가 호명되자 참았던 울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의무병이었던 故 김범진(22) 상병의 어머니는 “이렇게 추운데 우리 아들이 얼마나 아팠겠느냐”를 연발한 뒤 “우리 아들 생일이 내일이고 우리 딸 대학 졸업식이 오늘인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며 통곡했다.

김 상병의 어머니는 헬기 잔해 밑에서 아들이 평소 소지했던 모자와 약품 등이 담긴 구급낭을 발견하고는 “우리 아들이 항상 쓰고 다니던 모자”라며 목놓아 울었다.

시신이 헬기 잔해 앞쪽으로 튕겨 나간 채 발견된 간호장교 故 선효선(28) 대위의 시어머니는 시신이 발견된 지점에서 선 씨가 신었던 운동화 한쪽을 찾아 품에 안고 눈물을 흘리며 시신이 발견된 주변을 어루만졌다.

승무원 최낙경(22) 상병의 유족들은 “최 상병의 시신이 앞으로 튕겨진 채 나뭇가지에 몸이 끼인 상태로 발견됐다”는 설명을 듣고 하늘을 원망하며 다시 한번 절망의 눈물을 흘려야했다.

사고 당시 헬기를 조정했던 조종사 故 신기용(44) 준위와 부조종사 故 황갑주(35) 준위의 유가족들은 다른 유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인 지 소리 없는 눈물을 흘리며 사고 헬기 앞에서 절을 올렸다.

특히 황 준위의 유족들은 한쪽 다리가 절단된 채 6m 거리를 두고 시신과 분리된 채 발결됐다는 설명에도 아무말 없어 먼 하늘만 바라봤다.

마음을 다잡은 일부 유족들은 군 관계자에게 “헬기가 왜 이렇게 낮게 비행한 것이냐”고 따져 물으며 정확한 사고조사와 원인규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 유족은 “사고현장에서 공군기지가 직선거리로 500m, 육로로 1.5km에 불과한데다 산 아래에는 펜션 등도 많은데 왜 일찍 발견하지 못한 것이냐”며 “추락시 소리도 굉장히 컸을텐데 누구도 몰랐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군 관계자를 질책했다.

또 다른 유족은 “7구의 시신의 훼손정도가 생각보다 양호한 상태인 점을 감안할 때 조기에 발견이 됐다면 단 한 명이라도 생존자가 있었을 것”이라며 군부대를 원망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시신의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습에 만전을 기했다”며 “현재 비행관련 녹음테이프를 수거, 정밀분석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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