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초등학생 납치·살해사건의 피의자 정모(39) 씨가 지난 2006년 12월 전화방도우미를 집으로 불러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19일 군포경찰서에 따르면 2006년 12월3일 밤, 피의자 정 씨는 금정역 먹자골목의 전화방에 전화를 걸어 도우미 A 씨를 자신의 집으로 부른 뒤 성폭행했다.
정 씨는 또 A 씨의 양손을 묶은 채 얼굴 등을 마구 폭행했으며, A씨는 정 씨가 한눈을 파는 사이 정 씨 집에서 도망쳐나와 군포지역 모병원에서 눈과 팔부위 등의 타박상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경기서남부 부녀자연쇄실종사건 수사과정에서 A 씨가 일했던 전화방 측으로부터 지난해 5월 A 씨의 피해사실을 제보받았으며, A 씨는 모두 사실이라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대면조사를 거부해 전화상으로 진술을 받았다”며 “그러나 A 씨가 개인적인 문제를 이유로 처벌을 원치 않아 정 씨를 조사해 사법처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A 씨가 일한 전화방은 2004년 7월17일 오후 11시40분쯤 실종된 다른 전화방도우미 정모(당시 44세) 씨의 전화방과 같은 먹자골목에 있으며, 정 씨는 피의자 정 씨와 4차례 통화한 뒤 연락이 두절됐었다.
경찰은 당시 정 씨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거짓반응이 나왔지만 정 씨가 ‘대리운전 기사로 전화통화한 것’이라고 부인하고 집안과 차량의 혈흔검사 등에서 별다른 증거물을 찾지 못해 풀어줬었다.
경찰 관계자는 “정 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조사에서 도우미 정 씨과 통화한 뒤 이튿날 오후 2시에 다시 통화한 것으로 나타나 정 씨를 추궁했지만 정 씨가 ‘집안에 있었다’고 부인, 혐의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정 씨가 전화방도우미 정 씨의 실종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전면 재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또 2006년 12월14일 오전 3시55분쯤 금정역 먹자골목에서 사라진 경기서남부 부녀자연쇄실종사건 피해자 가운데 1명인 노래방도우미 배모(45·여·안양시) 씨 실종에도 정씨가 관련됐는 지 파악중이다.
경찰은 그러나 “배 씨는 언니와 만난 뒤 일하러 간다며 노래방으로 가다 사라졌고 마지막 통화자도 피의자 정 씨는 아니었다”며 “그러나 전화방도우미 실종과 같은 곳에서 행방불명된 만큼 이 사건도 정 씨의 연루 여부를 다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수원지법 고홍석 영장전담판사는 오후 7시25분쯤 이혜진(11)·우예슬(9) 양에 대한 살인 및 사체은닉, 미성년자 약취·유인 등 혐의로 안양경찰서에서 신청한 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