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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축산업자 죽으란 소리”

치솟는 사료값에 소값 폭락 농장 도산 위기
농민 “형식적 지원 정부 무책임” 깊은 한숨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이요? 소 키우는 사람에겐 죽으란 소리나 마찬가지죠.”

22일 오후 1시. 안성시 양성면 미산리에서 한우농장을 운영하는 이상복(48) 씨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개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분통부터 터뜨렸다.

미산리 일대 7천600여㎡ 부지에서 한우 170두를 3동의 축사에 나눠 키우고 있는이 씨는 2대째 한우농장을 운영하는 목장주다.

그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에 소식에 안성지역 대다수 한우농장이 도산 위기에 처했다”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앞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올해 초 1억2천만원을 들여 기존 축사 3동에서 1동을 더 신축했다. 갈수록 치열해져가는 축산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선택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사료값에 소값마저 폭락하면서 이 씨는 두 달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새 축사에 송아지를 추가로 들이려면 또 다시 2억원에 달하는 빚더미를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당장 농장 문을 닫을 수도 없는 상황. “평생 함께 해온 자식같은 소를 떠나보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씨는 “지난해 타결된 한·미 FTA 소식에 대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청천벽력같은 직격탄이 떨어졌다”고 밝힌 뒤 “이제는 불안감을 넘은 위기감이 온 머리 속에 가득해 일손도 잡히지 않는다”며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이번 정부의 결정은 우리나라 축산농가들을 초죽음으로 내모는 무책임한 조치”라고 비난하며 “정부는 형식적인 축산농가 지원책 말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내 놓아야 한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안성시 고삼면 대갈리에서 한우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찬원(79) 씨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

아들 영우(47) 씨와 함께 9천250여㎡ 규모에 축사 4동을 짓고 한우 200두를 키우는 박 씨는 “살 맛이 안 난다”는 말로 착잡한 심정을 내비췄다.

그는 “사료값 급등으로 대다수 축산업자들이 수억원에 달하는 빚을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산 쇠고기까지 들여온다는 것은 국내 축산업자들에게 죽으란 소리나 마찬가지”라며 “몇 년 지나지 않아 국내 축산농가는 모두 문을 닫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21일 정부가 긴급히 내놓은 축산농가 종합대책도 이미 시퍼렇게 멍들대로 멍든 축산업자들의 가슴을 위로하긴 어려워 보였다.

박 씨는 “농민이 땀 흘린 만큼 먹고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 아니냐”며 “국내 축산업자들이 모두 도산하고 나면 정부가 정신을 차릴 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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