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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 노역장수감 급증…불황의 그늘 ‘저당잡힌 삶’

상반기 1291명 벌금미납 노역유치
일당 5만원 단순 노동으로 빚 청산
7만원서 최대 수백억 유형도 다양

수원에 사는 A 씨는 지난해 교통사고를 내 법원에서 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노모를 모시고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는 형편인 A 씨에게 당장 200만원이라는 목돈을 마련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급전을 구할 수 없었던 A 씨는 일정 기간 동안 구치소 안에서 일당 5만원짜리 노역을 통해 ‘빚’을 청산하고서야 비로소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처럼 고유가와 고물가 여파로 경제에 불황의 그늘이 드리워지면서 서민들의 생계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법원으로 부터 벌금형을 선고받은 이들 대부분은 생계를 이어가기도 벅차 하는수 없이 노역을 선택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이 본격화 됐지만 이들에게는 남의 일에 지나지 않는다. 벌금을 납부할 능력이 없어 구치소에 들어가는 이른바 ‘노역유치행’이 줄을 잇고 있다.

수원구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1월~6월) 중 벌금 미납으로 구치소 노역장에 유치된 수감자는 2006년 2천240명, 2007년 2천490명에 이어 1천29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매달 200명이 넘는 이들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벌금을 납부하는 대신 ‘차라리 몸으로 때우겠다’고 노역을 택하고 있는 셈이다. 노역장 유치는 벌금이나 과료를 내지 못한 사람을 일정 기간 동안 노역장에 유치하는 환형 처분을 말한다.

노역장에 유치된 이들은 불과 7만원의 벌금을 내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구치소를 찾는 ‘생계형’부터 벌금을 낼 능력이 있음에도 수십, 수백억원에 이르는 벌금을 회피하기 위해 노역장을 마다하지 않는 ‘지능형’까지 유형도 다양하다.

특히 최근에는 최악의 경제사정이 이어지면서 건설자재와 전선을 훔쳐가는 절도범은 물론 생활고에 시달리다 못해 생계를 위한 절도 행각을 벌이는 생계형 범법자들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올 한해 노역장 유치자 수는 예년을 훨씬 웃돌 것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원구치소 관계자는 “벌금을 내지 못해 노역장 유치를 선택하는 이들 가운데 거의 대부분은 비교적 소액에 해당하는 100만원~300만원의 벌금도 내지 못하는 저소득층”이라며 “경기불황 등 지금까지의 추세로 보아 올해는 노역장 유치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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