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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탈북 女간첩 사건 불똥튈라… 새터민 운신위축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에 잠입한 뒤 군 장교 등과 접촉해 군사기밀 등을 빼내온 여간첩이 적발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한 이후 국내에 거주중인 탈북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여간첩 사건이 발표된 지 하루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탈북자를 색안경끼고 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북한을 탈출해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새터민들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남북 대화가 단절되는 등 냉각기류가 흐르고 있는 상황에서 탈북자로 위장한 간첩사건이 발생해 남북간의 관계가 더욱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28일 탈북 청소년 지원시설인 다리공동체 등 탈북자 지원 단체에 따르면 여간첩 사건 이후 직장에 다니는 새터민들을 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리공동체를 통해 한 은행에 취업한 김모(33) 씨는 탈북자라는 신분 때문에 평소에도 행동을 조심해 왔다. 그러나 여간첩 사건 이후 은행에서 김 씨는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대출업무를 맡고 있는 김 씨는 그동안 일반대출은 물론 기업대출까지 담당하고 있었지만 여간첩 사건이 터진 이후 기업대출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라는 지시를 받았다.

김 씨는 자신이 해오던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것에 대해 기분이 나빴지만 은행 측에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했다.

모 기업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신모(27) 씨도 이날 아침 회사 측으로부터 기업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모든 출입문의 열쇠를 빼앗겼다. 여간첩 사건으로 탈북자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기업 내부정보를 빼가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일 것이라는 게 신 씨의 생각이다.

다리공동체 관계자는 “탈북자들은 평소에도 따뜻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소외 계층인데 이번 여간첩 사건으로 탈북자에 대한 시각이 더욱 나빠졌다”며 “여간첩 사건 하나 때문에 북한의 체제가 싫어 목숨을 걸고 탈출한 사람들을 모두 간첩 보듯이 하는 것은 크나큰 잘못”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탈북자들의 실업률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탈북자를 대하는 우리 국민들의 감정이 차갑다”며 “탈북자도 엄연한 우리 국민이라는 생각을 갖고 보다 때뜻하게 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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