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인해 사회와 직장에서 운신의 폭이 줄어든 남성들이 개인이나 가정문제에 대한 상담을 의뢰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수원에 거주하는 A씨는 실직 후 아내가 경제 활동을 하게 되자 열등감에 사로 잡힌 나머지 아내를 상습적으로 폭행하는 등 자신을 컨트롤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자 가정문제 상담소에 상담을 의뢰했다.
B씨도 자신의 딸이 아내에게 심한 욕을 하고 무시하는 등 모녀 관계가 악화되자 이들의 관계 회복을 위해 자신의 역할과 부모와 자녀의 소통의 방법을 의뢰해 상담했다.
이처럼 부부 문제와 자녀들과의 관계의 상담을 의뢰하는 남성들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수원 생명의전화의 경우 한 달 평균 130건의 상담 전화 및 방문 상담 문의 가운데 남성 비율이 절반이 넘는 60% 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남성의 비율이 전체 상담 건수의 20%였던 것에 비해 40%P나 늘어난 수치다.
용인가정상담센터도 한 달 평균 50여건의 가정 문제 상담 건 중 20%가 남성이고, 성남가정법률상담소 역시 한달 평균 400여건의 상담 건수 중 40%가 남성들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이들 상담소의 전체 상담 내용의 40% 가량이 성격 차이로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한 자신의 역할에 대해 묻는 상담이 주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