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자리는 서울시장과 함께 수도권 전체의 민심을 측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이들 단체장은 당선과 함께 예비 대권주자로 대접받고 있어 각 당의 공천 주자가 누가 되는가에 따라 향후 정국의 흐름과 당내 복잡한 이해관계를 살펴보는 관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경기도지사 후보군의 행보를 살펴보면 각 당별로 확연히 다른 선거전략을 볼 수 있다.

한나라당이 현 김문수 지사를 중심으로 수성에 나서는 모양세라면 민주당 등 야권은 현 정부 심판론를 전면에 내세우며 수도권 유권자 포섭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일찌감치 현역 국회의원들이 출마를 선언하며 ‘경선잔치’를 예고하고 있다.

나머지 정당들도 다음달까지 공천을 확정, 지명도 높은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당의 지지도를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특히 이번 도지사 선거는 각 당의 공천자가 확정되기 전부터 야권 후보 단일화가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어 선거를 지켜보는 유권자들에게 또다른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우선 한나라당의 경기도지사 공천문제는 현 김문수 지사의 행보에 귀결되고 있다.

김 지사가 명확히 재선도전 의사를 밝히지 않고 몇몇 공식석상에서 ‘재출마’에 대한 묘한 뉘앙스만 남기고 있는 상황에서 당내 다른 후보들은 김 지사의 눈치만 보고 있는 형태다.

그러나 중앙 정치권과 지역정가에서는 이미 지난해 말 김 지사가 재선도전쪽으로 결심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측근들을 중심으로 선거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문수사랑이라는 모임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또한 지난달 말 김태호 경남지사 지방선거 불출마선언을 시작으로 불거진 당내 광역단체장들의 입장정리 요구와 김 지사의 중앙무대 입성, 재출마 포기 등 각종 소문에 대해서도 침묵으로 일관하며 ‘이미 재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경우 그동안 당내에서 도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나머지 인사들의 경우 자연스럽게 불출마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원유철 도당 위원장은 일찍부터 김 지사가 재출마할 경우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이었으며 심재철 의원과 전재희 보건복지부장관도 김지사와의 공천대결에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여기에 4선의 남경필 의원은 지난 4일 당직개편에서 인재영입위원장에 임명되면서 사실상 도지사 후보군에서 빠졌다.

김영선 의원과 임태희 노동부장관도 현재까지 김지사의 행보를 관망하고 있지만 김 지사와의 당내 1대1 공천경쟁은 부담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인사들은 당내 역학관계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출마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놓고 있으며 특히 직접 출마가 아니더라도 당의 수도권 공천작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 일찍부터 불출마 선언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앙무대에서 정치신인으로 분류되고 있는 박광진 도의원이 지난 예비후보등록 첫날인 지난 2일 등록, 참신성을 무기로 경선경쟁에 뛰어들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민주당은 현재까지는 김진표, 이종걸 의원의 양자간 경쟁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김진표 의원은 이미 지난해 11월 출판기념회를 기점으로 선거체제에 돌입, 이달 1일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종걸 의원 역시 지난달 27일 공식 출마를 선언하고 공천권 확보를 위해 당내 주요 인맥을 결집중이다.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경선방식과 일정은 경기지사라는 지명도와 공천 탈락 후 후유증을 감안, 중앙당 최고위원회와 공천심사위가 조기에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들 두 의원 외에 그동안 경기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던 원혜영, 김부겸, 이석현 의원은 최근 출마 논의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형태다. 이들 3명의 의원들은 각종 인터뷰에서도 “출마 결단은 쉽지 않다”, “여건이 부족하다”는 등의 애매한 표현으로 출마를 고사하고 있다.

또한 최근 출마설이 새롭게 나오고 있는 정장선, 천정배 의원의 경우에도 이야기만 무성할 뿐 아직까지 출마 여부에 대해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며 고민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도지사 출마설이 끊이지 않았던 박기춘 의원의 경우 도 공심위원장과 도지사 선대본부장 등을 맡을 것으로 점쳐지면서 후보군에서는 한발 물러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선거 직전까지 경선구도로 진행될 것으로 점쳐지는 민주당과는 달리 다른 야당들은 일찍 후보를 결정, 지지층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진보신당은 가장 먼저 지난달 31일 후보선출대회를 열고 심상정 전 대표를 경기지사 후보로 선출, 2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민주노동당도 현재 당내 후보자 모집 공고를 내 놓고 다음달 초에 당원 투표를 통해 공천권자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민노당 후보로는 이용대 전 정책위원장, 안동섭 경기도당 위원장, 정형주 전 경기도당위원장, 김용환 전 경기지사 후보 등이다.

한때 유시민 전 장관의 경기지사 출마설이 돌았던 국민참여당의 경우 김영대 전 의원의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