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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고스쿨] 도교육청 혁신학교 용인 흥덕고

신입생 142명 올해 개교… ‘공교육 내실’ 목표 출발
자기주도학습·체험 활동 통한 동기 부여·과제 제시
스스로 깨닫는 인생철학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는 혁신학교는 지난해 13개 초·중학교에 이어 올해 상반기 20개 학교가 추가 실시하고 있다. 이중 용인 흥덕고, 성남 이우고, 광명 광덕고, 남양주 진접고 등 6개 고등학교에 유독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학입시와 직결되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혁신학교 프로그램이 과연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보에서는 용인 흥덕고등학교를 찾아 혁신학교 비젼 실현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공교육 내실화의 관점에서 미래 교육을 전망해 본다.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흥덕고등학교는 올해 1학년 신입생(142명)을 받으며 문을 연 새 학교다. 지난 4일에는 입학식과 함께 3일간 학교생활 오리엔테이션 및 학생총회, 학부모총회를 열어 학교 구성원들과 출발을 함께 했다.

처음 시작하는 학교니만큼 혼란스러운 면이 있을 거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학교는 학기 초부터 학생들의 의견 수렴과 학부모 바람, 교사들의 희망사항을 한데 모아 학교운영 방향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학교 구성원들의 기대가 더 높아지고 있다.

자신에 대한 애정을 키워 자기주도학습 능력 향상

흥덕고교는 학생들의 학력향상과 정체성 확립 두 가지를 이루기 위한 대안을 실행하고 있다. 이 학교는 대학 진학을 위한 교과과정 운영과 적성, 진로, 삶의 자세 등 학생들의 ‘인생 철학’을 세워주기 위한 과제를 실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을 탈피하고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워 스스로 자기 삶을 개척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자기주도학습 능력은 우선 학생들이 자기 삶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미래의 진로를 고민할 때 심화될 수 있다고 교사들은 설명한다.

김주영 교무부장은 “학생들이 삶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고 우리 사회 공공의 가치를 인식할 때 자기 개발을 더 잘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흥덕고에서는 학력신장에 대한 동기부여를 통해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의 자애심과 자기주도학습 능력은 곧 대학 진학과 진로 선택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장동기 함양을 위한 체험활동의 체계화

흥덕고 교사들은 학생들이 학교생활과 사회생활을 열심히 할 수 있는 삶의 동기를 자극할 수 있는 체계적 체험활동을 운영하여 학생 각자의 개성과 창의력을 신장하고 있다.

분기별로 학생선택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기 내면의 성장을 이루도록 지원한다. 현재 흥덕고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옷 만들기, 음식 만들기, 도예, 목공예 등의 문화창작활동과 시민단체 및 복지기관 자원활동, 직업체험, 캠페인활동 등 사회참여활동이다. 이는 정규수업과 방과후 학교를 통해 실시된다.

이외에도 2박 3일간의 농촌교류활동과 통합기행 등이 준비돼 있다. 학교에선 정규 교과과정으로 ‘통합기행’ 과목을 선정해 생태기행, 도보기행, 자전거기행, 오지기행 등을 학생들이 교사와 함께 팀별로 준비해 직접 실행할 예정이다.

돌봄과 배려의 선진형 학생복지 체제 구축

고등학교에서 학생총회란 매우 이색적인 ‘풍경’이다. 일반적으로 총회는 구성원들의 직접 의사를 표출할 수 있는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인데, 이제 문을 연 새 학교에서 3번이나 실시한데는 특별한 연유가 있었다.

지난 5일 흥덕고 강당에서 학생들은 두발 제한, 휴대폰 사용, 자율학습 운영 방식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표출했다. 이런 자리가 만들어진 배경에는 흥덕고 교사들의 민주적 학교운영방식에 있었다.

흥덕고는 학생들의 민주적 의사소통을 통한 학교운영을 중심에 두고 있어 학생생활규정조차 교사들이 일방적으로 정해 하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소통해 결정할 수 있는 과정을 만든 것이다.

총회를 통해 학생들간 이룬 합의는 두발 자유, 심한 귀걸이 자제, 심한 염색 자제, 교복 착용 등이다. 학생들이 정한 생활규정은 학부모총회를 거치고 교사 의견을 수렴해 이달 말경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흥덕고의 새로운 발상을 학교 밖에서는 곱지 않게 볼 수도 있겠지만, 이미 이 학교엔 학생들의 사랑이 담겨지고 있어 학생, 학부모, 교사들은 희망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

이소이 학생(1학년·여)은 “자유로운 분위기 때문에 학교생활에 더 흥미를 갖게 됐다”며 “이제 시작한 학교지만 선생님들의 애정과 열의가 느껴져 친구들도 열심히 배우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권위·강제적 생활지도 방식 탈피
   
▲ 이범희 교장
이범희 교장은 평교사 출신으로 올 초 교장 공모제를 통해 첫 부임하게 됐다.
인근 기흥고에서 교사로 활동하며 쌓은 경력으로 학생들의 눈높이 교육에 대해선 이미 섭렵한 상태라는 게 주변 교사들의 중론이다.
현재 흥덕고 학생들의 학업 및 생활 수준을 알고 있다보니 그에 대한 처방도 특별하게 마련하고 있다.

이범희 교장은 “이달 중순경 학력평가에서 학생들의 수준은 이미 상당 부분 파악된 상태”라며 “아이들의 수준에 맞는 교육을 위해선 먼저 생활지도가 새롭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장은 “학생들이 지난 초·중학교 시절에 쌓아둔 습관과 사고를 하루 아침에 바꾸기는 어렵다”며 “더디 가더라도 아이들이 스스로 고쳐갈 수 있도록 교사들의 애정어린 지도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인식에 따라 흥덕고에서는 권위적이거나 강제적인 생활지도 방식을 탈피하고 대화와 토론을 통한 민주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교장은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강제적인 규율이나 일방적인 교육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고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라며 “학생들은 그런 생각을 가질 때 학력신장에 집중할 수 있고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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