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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치료 장애인의 의문의 죽음

병원 2곳 돌다 상처 봉합 후 귀가 8시간만에 숨진채 발견

장애인의 날이었던 20일, 수원에서 한 40대 장애인이 목부위에 부상을 입고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을 찾았지만 치료를 거부당하고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숨진 채 발견돼 사망원인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수원남부경찰서와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2분쯤 수원시 장안구 인계동 한 빌라 1층에 거주하는 신모(45·언어지체장애 2급·기초생활수급 2급) 씨가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본보 취재진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본보 취재팀은 장애인이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갔다가 진료 거부를 당했다는 제보를 받고 신 씨를 찾아갔었다.

당시 현장에는 신 씨의 휴대전화와 옷가지, 소주병, 먹다 남은 족발, 지갑, 신분증, 신용카드, 휠체어, 가족사진 등이 발견됐으며 TV는 켜진 상태였다.

특히 소주병이 깨져 유리조각들이 방바닥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본지 취재 결과 신 씨는 사고 발생 하루 전인 20일 밤 9시20분쯤 술에 취한 상태로 지갑을 찾아달라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파출소를 찾았으며 경찰은 신 씨의 왼쪽 윗목 부위에서 깊은 상처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신 씨는 소방대원들로부터 소독 등의 응급치료를 받은 뒤 기초생활수급자의 무료진료가 가능한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그러나 신 씨의 상처를 본 도의료원 수원병원 응급실 측은 “이비인후과와 외과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해당 분야 장비와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상처부위를 소독한 것 외에는 아무런 치료도 하지 않은 채 돌려보냈다.

결국 신 씨는 소방대원과 경찰관 등에 의해 수원시내 S병원 응급센터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이날 오전 2시쯤 귀가했지만 8시간여 만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도의료원 수원병원 응급실에서 신 씨의 상처를 본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신 씨의 상처 부위는 미세 혈관이 지나가는 부위로 이비인후과나 외과에서 사용하는 혈관조영술 장비가 필요한 데 병원에 해당 장비와 담당의사가 없어 치료를 하지 못한 것”이라며 “환자의 안전을 위해 다른 병원에서 치료받을 것을 권유한 것이지 치료를 거부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신 씨를 치료한 S병원 측은 “환자 개인의 신상보호를 위해 어떤 치료를 했는지는 정확히 밝힐 수 없지만 신 씨의 상처를 꿰맨 뒤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수원의 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에서 신 씨를 진료하지 않은 이유가 명확치 않아 뭐라 말할 순 없지만 만약 진료과정에서 신 씨가 불이익을 당했거나 문제가 있었다면 당시 정황과 법규를 충분히 검토해 문제를 밝혀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신 씨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지 않은 채 신 씨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시신을 유족들에게 인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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