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3 (화)

  • 구름많음동두천 24.3℃
  • 흐림강릉 26.6℃
  • 흐림서울 26.1℃
  • 구름많음대전 27.8℃
  • 흐림대구 28.9℃
  • 구름많음울산 28.1℃
  • 흐림광주 27.2℃
  • 흐림부산 27.1℃
  • 흐림고창 27.7℃
  • 맑음제주 28.1℃
  • 맑음강화 23.8℃
  • 구름많음보은 27.3℃
  • 흐림금산 28.0℃
  • 흐림강진군 26.2℃
  • 흐림경주시 29.5℃
  • 구름많음거제 27.6℃
기상청 제공

“엄연히 군번받고 전장 누볐는데…”

백발이 된 ‘두 소년병’의 소망
심상은·윤한수 옹 “진정한 군인 대우” 호소
“학도병과 차별 아쉬워… 유공자 인정됐으면”

 

“5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0356144’라는 군번을 단 하루도 잊어본적 없어요. 우리 늙은이들이 진정한 군인으로 인정받는 것이 여생의 소원입니다.”

전국에 80mm 폭우가 쏟아지며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23일 오전 용인 수지구 상현동의 한 아파트.

백발에 정정한 심상은(78) 옹과 윤한수(77) 옹은 두손을 꼭 잡으며 뜨거운 해후로 만감이 교차했다.

대구에서 온 윤 할아버지는 6.25 사변을 이틀 앞두고 오랜만에 전우의 얼굴을 보기 위해 이곳까지 올라온 것.

이들은 6.25 당시 소년지원병으로 참전했던 전우다.

윤 할아버지는 6.25 전쟁발발 후 휴교령이 내려진 학교에서 비상소집을 해 달려갔다가 선생님의 훈시를 듣고 그 길로 자원 입대했다. 당시 대구 계성중 3학년(16세).

징병관으로부터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귀가 권유를 받았지만, 학교장 추천서까지 첨부해가면서 입대를 관철했다. 더욱이 윤 할아버지는 2대 독자이기도 했다.

1사단 17포병대대 2중대에 배속받은 윤 할아버지는 경북 영천·신령전투에 투입돼 105㎜ 포탄을 밤낮없이 날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낙동강 다부동전투, 평안북도 박천전투에 투입돼 북한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고 1954년 5월 연천 5포병 사령부에서 제대했다.

심 할아버지도 17살 원주농업중학교 4학년때 조국을 지키겠다는 일념하에 51년 2월 소년병으로 자진입대, 55년 8월8일까지 약 4년6개월간 강원도 전방에서 군생활을 했다.

이런 할아버지들은 ‘소년병’이라는 명칭을 받는데 꼬박 59년이 걸렸다.

국방부가 지난 2009년에서야 ‘18세 미만의 병역 의무가 없는 자들 중 1950년 6월25일부터 1953년 7월27일까지 군에 지원해 6.25 전쟁에 참전하고 제대한 자들을 소년병’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할아버지들은 국가유공자로서의 대우는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

윤 할아버지는 “국가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소년병들은 매달 참전명예수당으로 나오는 12만원을 손에 쥘 뿐”이라며 “정부가 일본 정부에 의해 강제로 징집당한 ‘재일학도의용군’을 국가 유공자로 인정하고 연금을 지급하는 것과 대조적이며, 우리가 국가에 기여한 만큼 최소한의 예우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6월 현재 전국의 6.25 참전 소년지원병들은 4천748명이며 경기도에는 현재 150여명의 소년병들이 거주하고 있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