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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혁신교육 조명 <12> ‘경기교육 현재와 미래’ 좌담회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경기혁신교육을 추진한 지 2년여가 지나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와 학교문화 개선, 보편적 교육복지 확대 등 다양한 정책들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공교육 정상화에 초점이 맞춰진 혁신교육은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학교구성원의 만족도를 높여가고 있지만, 학교현장에서의 인식과 소통,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 등은 아직까지 미약한 실정이다.

 

이에 본보에서는 ‘경기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좌담회를 갖고 경기혁신교육의 의미와 당면 과제, 발전 방안 등을 점검해본다.학부모, 교사, 시민단체, 교육기관을 대표해 김부정 파주 해솔중학교 1학년 학부모 대표, 신동하 성남 불곡고등학교 교사, 송성영 경기교육희망네트워크 공동운영위원장, 김국회 도교육청 혁신학교운영담당 장학관을 초청했고, 이준구 경기신문 편집국장이 사회를 맡았다. 좌담회는 지난 6일 경기신문사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교사-학생 소통하는 수업’ 공교육 정상화 이끈다

▲이준구 편집국장= 경기신문은 11회에 걸쳐 경기혁신교육에 대한 기획기사를 보도했으며, 마지막 12회를 앞두고 과제와 전망에 대해 교육계 전문가들의 고견을 듣고자 좌담회를 마련했다. 새로운 교육정책이 추진되며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체감하는 면에서 미묘한 부분이 있다. 혁신학교와 학교문화 개선 등은 공교육 정상화의 화두를 제시했다고 본다. 경기혁신교육 2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김국회 장학관= 혁신이란 말을 교육감이 쓴 것은 빨리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시급성을 의미한다고 본다. 교육감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교육을 빨리 바뀌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그럼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혁신교육, 무상급식, 학생인권 등 교육의 화두를 아우르는 핵심은 바로 ‘학생 중심’이다. 경기교육 5대 혁신과제를 면밀히 보면 모든 정책이 학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학생들이 미래 핵심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정책이 추진됐다. 교육감의 혁신교육이 학생 중심으로 운영되고, 교육 정상화로 가는데 강한 인상을 줘 호응을 받고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송성영 공동운영위원장= 혁신은 전혀 다른 것을 하자는 게 아니라 교육을 본래의 목적으로 되돌리는 것을 수행해왔다. 총론적으로 보면 5대 혁신은 여전히 실험 중이다. 혁신학교 70여개 중 성공적인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무늬만 혁신학교인 경우도 있다. 교사, 학생, 학부모 소통 부재 등으로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혁신에서 학교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교육감이 아무리 바꾸려 해도 교장이 안 바뀌면 힘들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 등을 통해 변화시키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교장 공모제가 최대한 확대돼야 교육의 기능을 되돌리는 데 성공할 수 있다.

▲이준구= 공감한다. 교육이 변하려면 학교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NGO, 교사, 학부모 등은 교장에게 요구할 수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가시적이지 않지만 많은 부분 부딪혔다. 학생인권조례, 고교평준화와 학교용지분담금 등 많은 부분에서 부딪혔지만 정착돼 가는 것 같다. 도내 ‘혁신’ 아이콘을 제시한 것 자체가 교사, 학부모 등에게 기존 교육을 탈피하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신동하 교사= 교육계의 변화가 일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 바뀐 것은 크지 않다. 혁신학교가 도입됐지만 많은 것은 아니다. 다만 변화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갖는 단계다. 공감대를 형성하고 인적 기반을 닦아가는 기간으로 생각한다. 실현되는 것은 두고 봐야 한다. 큰 틀에서 2년동안 변화의 물꼬를 다른 방향으로 틀었다는 점을 평가할 수 있겠다. 주입식 교육의 퇴행을 넘어 미래 역량 중심으로 가는 것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보수와 진보를 넘어 공감대를 형성한 기반이 됐다. 한계는 중앙정부와의 관계 설정 때문에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것 같다. 방향은 옳지만 세밀한 부분에서 취약하다. 비전과 철학은 앞서가지만 학교 현장의 뿌리 깊게 박힌 문화는 변하지 않았다. 관료 중심의 통제 방식과 실적 올리기, 교육을 입신양명의 수단으로 보는 문화는 교사를 기계적으로 기능하게 만든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까보다 교과서를 잘 전달하려고 한다.

▲김부정 학부모= 혁신교육이 교육의 본질을 찾아간다는데 동감한다. 해솔중학교 1년여의 기간동안 교장 공모제를 통해 교육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기존에 학부모는 노동력 제공이 다였고 교육의 파트너로 인정받지 못했는데, 혁신학교를 준비하며 학부모들에게 요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은 큰 변화다. 학교장이 학부모의 학교 참여를 지원한다. 학부모들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교장의 마인드가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통해 제대로 된 인식을 가진 교장이 많아져야 교육주체의 소통이 활성화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잘 안 변하는 것은 학부모들인 거 같다. 잘못된 인식이 뿌리 박힌 학부모들이 많다. 예전 세대의 생각을 현재 학부모들이 답습하고 있다. 혁신학교는 변화의 마인드와 함께 학부모 교육이 병행돼야 자리잡을 수 있다.

▲이준구= 교사들이 ‘꼬박꼬박 월급받는데 왜 괴롭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교사와 교장들이 바뀌고, 부모들이 교육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 2년간의 평가를 유보하더라도 교육감이 ‘혁신’ 메시지를 던진 것은 변화의 물결에 같이 동참하자는 것으로 여길 수 있다. 경기혁신교육은 학생들 개개인이 성장하고, 교사가 배움의 공동체를 구축해 학교문화를 개선해 가는 것인데, 하루 빨리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송성영= 5대 혁신과제를 중심으로 생각하면 학교혁신에 있어 학교장의 마인드 부족으로 상하 구조가 뚜렷해지고 정체되는 경향이 있다. 마인드가 변하면 물이 잘 흐를 수 있다. 교사들이 집단적 지성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교실혁신은 학생과의 소통을 이루는 것으로 교원 업무를 경감하면 잘 될 수 있다. 수업혁신은 수업에 전념할 수 없는 상황으로 어렵다. 잡다한 일이 많은데 구조를 바꿔나가야 한다. 행정혁신과 제도혁신을 통해 관리자들의 부정부패를 추방하고 행정구조를 학생수업을 지원할 수 있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 고교생의 80%가 대학에 진학하는데,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교육을 바꿀 수 있는 운동이 있어야 한다. 교육자치를 많이 가져와야 제대로 할 수 있는데 아직은 많지 않다.

▲신동하= 5대 혁신과제 중 제일 취약한 것은 제도혁신이다. 교육자치의 한계고 문화적 풍토의 한계다. 성남 지역에서 혁신학교를 준비하며 팀을 만들었는데 문자 한번에 교사 30명이 모였다. 이런 열망이 있는 반면 제도적 여건은 부족하다. 신설학교는 교장 공모제를 하지 못한다. 혁신학교의 취지는 지역사회와 일치하는 토착화인데 인사구역이 특지, 갑지로 나눠지니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몇년 지나면 교사가 다른 곳으로 나가야 한다. 혁신교육을 위해 제도적인 변화가 있어야 하고 혁신학교 선정시 교장과 교사 팀공모제를 도입해야 한다. 혁신학교 첫 해에 교장이 부임하지만, 교사들은 1년 후에 들어갈 수 있다. 인사 형평성을 고려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특히 학교 민주주의는 장식적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교사를 능동적, 주체적으로 바꾸려면 민주적 과정이 필요하다. 의사결정이 교사와 같이 돼야 하고, 참여가 보장돼야 자발성이 나온다. 현재는 학교 부장회의에서 대부분 결정되고 교무회의에서 하달된다. 교사들은 시키는 것만 하게 된다. 일부 낡은 사고를 가진 관리자들은 도전으로 받아들이는데,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만들어져야 한다. 학교가 왕국이 되지 않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김부정= 제도혁신이 중요하다. 파주지역은 혁신학교에 대한 열망이 높지만 제도적인 측면에서 벽이 많다. 지역교육지원청의 지원을 전혀 못받고 있다. 교육청과 같이 협의해 맞혀가야 하는데 힘든 부분이 있다. 제도 혁신은 혁신학교 성공에 있어 중요하다. 또한 학부모들은 학교에 참여할 때 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를 통해 하는데 실제 어려운 상황이다. 학부모들의 참여 의지가 있어도 학교장 의지에 막혀 못하는 것은 개선돼야 한다. 학부모회가 법제화되지 않으니 교장이 바뀌면 학부모회가 없어지기도 한다. 학부모회가 제대로 의식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법제화돼 보장받아야 한다. 학교장의 인식 변화도 중요하다. 교사들도 학부모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일부 교사들은 ‘학부모들이 왜 들락거리냐’, ‘오버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학부모, 교원의 교육·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학부모들도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교육열이 대학 진학에만 맞춰져 있다. 밑만 건드려서 바뀌지 않는다. 학부모들 얘기하면 아이들이 행복해지면 좋다지만 성적, 진학 문제 나오면 등을 돌린다. 대학을 건들지 않고 중·고등학교 교육개혁만으로는 어렵다. 이런 분위기와 함께 학교에서는 문제 있는 아이들을 안 뽑는다. 다 보내버린다. 버티려고 해도 버틸 수가 없다. 학교가 안고 가야 한다.

▲김국회= 안고 가는 학교가 혁신학교다. 초·중·고교 여건이 다르다. 초등은 급식이 되니 교사들 급식비 신경 안 쓰고 수업도 ‘배움 중심의 수업’이 일반화되고 있다. 고교는 어려운 상황이다. 개인주의 문제는 혁신교육에서도 초점을 두고 있다. 학생들을 보면 ‘사’자 들어가는 직업 가지려면 중·고등학교 때 학원만 다녀야 하고 대학 가서도 고시공부 한다. 외국은 리더십, 봉사활동이 크게 평가된다. 미래 사회에서 점수학력은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새로운 것을 창조해낼 수가 없다. 써내야 창조가 된다. 창의학력이 중요하다. 창의학력은 행복의 분위기, 건강, 정서적인 것과 연관된다. 점수학력만 따져서는 안된다. 혁신학교는 주입식으로 안 한다. 공동으로 수업하고 체험학습을 통해 논리력, 비판력 등을 키운다. 이우고는 2학년 때까지 창의학습 한다. 3학년 때 고르는 학습(객관식 문제 풀이)을 해도 대학에 잘 간다. 창의학력 높은 학생이 점수학력도 오른다. 기초미달학생 줄어든 비율이 혁신학교에서 크게 나타났다. 창의학력이 점수학력을 지배한다.

▲이준구= 경기혁신교육이 시행된 지 2년여가 지나 여러 성과도 나오지만, 아직까지 풀지 못한 숙제들도 있는 상황이다.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으니 경기교육이 나아갈 방향이 보다 구체화되는 것 같다. 앞으로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의 의견이 더욱 많이 반영돼 모두가 공감하는 교육제도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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