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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story] 초등학교 회장선거

“한표를 부탁해”
초등학교 회장 선거 기발한 아이디어 동원 ‘후끈’

글ㅣ사진 노경신 사진부장 mono316@kgnews.co.kr

 

 

새 학기가 시작된 초등학교에서 학교 임원이 되기 위한 뜨거운 경쟁이 벌어졌다. 일부 중·고등학교 입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임원 선거에서는 가지각색의 독특기발한 문구를 피켓에 적어넣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동원되고 있다.

 

 

후보로 나선 학생들은 전화를 걸어 표 단속을 하거나 심야에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를 발송하기도 한다. 전문 스튜디오를 찾아 선거용 사진을 찍기도 한다. 더이상 아이들의 장난이 아닌 이 ‘정치활동’의 경쟁이 불붙자 관련 학원들도 덩달아 특수를 누리고 있다. 분당의 한 스피치학원장은 “회장 선거 때문에 학원을 찾는 아이들이 예년보다 월등히 많아졌다”고 전했다.

 

 

다른 학원의 한 강사는 “교통이 불편한 외곽지역의 학생들도 선거 준비를 위해 찾아온다”며 “한 학교당 한 명만 가르치기 때문에 1년 전부터 예약을 받는다”고 말했다. 초등 6학년 자녀를 둔 김모(52)씨는 “학교 임원 경력이 있다고 국제중이나 특목고 입시에서 직접적인 가산점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리더십이 배양되고 교사로부터 인정받기 쉬워 임원을 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특목고 입시업체의 한 관계자는 “특목고와 국제중 입시 자기소개서에서 수상 실적을 못 쓰게 되면서 봉사·체험 활동 기회가 많은 임원이 되려는 학생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러가지의 문제점을 두고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전라남도 광주지역의 A학교에서는 한 후보가 어린이 간식인 ‘콜팝(치킨)을 쏘겠다’고 한 발언이, B학교에서는 ‘어항’ 설치 공약이 문제가 돼 재선거 논란이 일어난 일을 두고 한 학부모는 “선거공약을 실천하려면 돈이 드는데 그 돈이 어디서 나오겠냐?”며, “아이들에게 올바른 선거를 가르쳐야 될 장본인인 부모들이 부정선거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니 그 아이들이 미래의 모습이 물 보듯 뻔하다.”며 지청구를 날렸다.

수원의 한 초등학교 교감은 “초등생들이 처음 접하는 선거가 학원에서 배운 코미디식 연설로 뒤덮이는 것 처럼 보이고, 당선이 되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동들을 보면 국민들에게 비난받고 있는 특정정당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과도한 비용이 드는 것도 문제다. 한 학부모는 “학원비와 포스터 제작비를 합해 회장 선거에 나가려면 150만원 이상 든다”며 “돈이 없으면 임원도 하기 힘든 세상”이라고 하소연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초등학교 선거는 민주시민이 되기 위한 훈련인 만큼 당선자나 낙선자 모두 페어플레이의 정신을 아는 것과 학부모들도 아이들 선거를 조용히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어 “학생회장 선거전에 학교차원에서 출마자를 상대로 사전교육이 필요하고 선거비용도 실제와 같이 평등하게 제한을 해야한다”며 “선거관리 위원회가 출마 예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거교육을 해주는 것도 좋을 듯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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