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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조재창 일산소방서 소방위

중앙소방장비개발대회서 도대표출전 최우수상영예
12년동안 소방장비와 씨름, 독학으로 이룬 쾌거

 

 

 

100미터 거리에서도 식별 가능한 소방차 LED수량계

글ㅣ 양광범기자 kbyang@kgnews.co.kr 사진ㅣ 최우창기자 smicer@kgnews.co.kr

“제가 개발한 장비가 각종 출동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생각을 하니 마음이 설레이네요.”

하루에도 수천여건에 달하는 신고 전화에 따라 언제 어디로 달려가야 할 지 모르는 24시간 비상대기 상태인 소방공무원들. 하지만 그 긴장된 하루하루 속에서도 주변 동료들을 위해 더 나은 장비개발에 힘 쓰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해 10월 소방방재청이 주관한 ‘중앙소방장비개발대회’에서 경기도 대표로 출전, 치열한 심사과정을 거쳐 본선에 오른 20개의 장비들과 경합을 벌인 끝에 자신이 개발한 ‘전자식 LED(Light Emitting Diode) 수량계 표시등’으로 영예의 최우수상을 수상한 일산소방서 장항119안전센터 소속 조재창 소방위를 만났다.

지난달 말 일산의 한 공장 화재현장에서 사다리를 내리던 중 왼쪽 무릎 연골이 파열, 김포의 한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인 조 소방위는 “지금 이 순간 현장에서 고생하고 있을 동료들과 함께 있지 못해 미안하다”며 모든 공을 동료 소방관들에게 돌렸다.

 

 

 


지 난 1997년 기관요원으로 소방에 입문한 조 소방위는 1999년부터 10여년 동안 김포소방서에서 소방 장비담당을 맡아 각종 소방차량을 비롯한 소방장비의 정비업무를 맡았다.

하루에도 수십 번 이상 출동에 나서는 소방차량의 특성상 현장에서 임무수행 중인 차량의 잔여 수량을 확인해 물탱크 차량의 지원요청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현장 지휘관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임무이다.

그러나 현행 기계식 수량계의 경우 고장이 잦은데다 야간에 쉽게 확인하기 어려운 단점을 갖고 있었다.

그는 “(기계식 수량계는) 한 번 수리할 때마다 35만원가량이 소요되는 등 불편한 점이 많았다”며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LED였다. 각종 전자기기 등 생활 전반에서 편리하게 사용되는 LED를 어떻게 소방장비에 접목시킬 것인지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었다.

 

 

 


근무 중 전문분야도 아닌 장비 개발

하지만 근무 중에 전문분야도 아닌 장비개발에 나서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장비개발을 위해 그는 빡빡한 근무일정 중에도 틈을 내 부천과 구로 일대 공구상가를 다니며 관련업자들을 만나 전문지식을 얻었으며, 당시 전자과에 재학 중인 조카에게 많은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그는 “장비개발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해 실제 전문가들을 만나 이야기를 해 보아도 전문 지식이 없다보니 말이 안 통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개발 초기의 일들을 회상하며 “조금이라도 빨리 지식을 얻기 위해 인터넷, 서적 등 여러 곳에서 관련지식을 쌓았다”고 말했다.

그가 개발한 장비는 통신선을 통해 수량을 감지, 이를 LED로 된 막대에 표현해 잔여 유량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LED이기 때문에 차량 베터리에 연결해도 약 0.02와트의 전력만 소모,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다 밝은 빛으로 인해 100미터 거리에서도 육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기존 기계식 유량기보다 잔고장이 적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그의 노력은 각종 재난현장에서 핵심 소방력인 소방장비에 대해 현장대원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린 실용장비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중앙소방장비개발대회에서 빛을 발했다.

그동안 동료들의 고충을 목격하며 가졌던 고민과 실생활 적용여부까지 생각한 그의 개발장비에 대해 대회 관계자들은 ‘소방장비 발명왕’으로 선정했다.

조 소방위는 “대회 당시에도 특히 위험물 이동차량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지난해 부천에서 위험물차량에 의한 화재가 발생하는 등 위험물 차량 안전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내가 개발한 장비가 도민들의 안전을 위해 쓰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레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그가 개발한 장비에 많은 유관기관에서 관심을 보였으며, 부천시 산림과에서 그의 개발 장비를 빌려 적용시험과정을 거치고 있는 등 확대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아직까지는 도내 34개 소방서 가운데 고양소방서 소속 행신119안전센터 물탱크 차량 1대에만 장착되는데 그치고 있지만, 이후 보완과정을 거쳐 도내 모든 소방차량에 자신의 장비가 적용되길 바란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소방차량 뿐 아니라 실생활에 적용돼 많은 이들에게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장비 개발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준 동료들과, 개발과정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있지 못했지만 모든 것을 이해하고 격려해준 가족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며 “항상 고민하는 소방관의 길을 걷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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