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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詩산책]자전거 타고 노래 부르기

자전거 타고 노래 부르기

흙 묻은 자갈이 낮잠 자는 옛길

새로 만든 도시의 사람 드문 골목길

강둑 기슭에는 꽃을 내려놓고

푸르게 움돋는 개나리 잎

뺏길 뻔하다 겨우 살아남은 언덕길

나는 자랑같이 자전거를 타고

머리카락 좀 흩날리면서

돌아오지 않을 강물과 인사도 나누다가

거슬러 거슬러

입에서 터지는 대로

거슬러 거슬러 가슴에 담은 정이

묵은 대나무처럼 솟구치도록.

- 고운기 시집 ‘자전거 타고 노래 부르기’ /2008년/랜덤하우스코리아

 

 

 

시인은 모처럼 도시의 번잡함을 뒤로하고 교외로 나가 자전거를 탔나 보네요. “자랑같이 자전거를 타고 머리카락 좀 흩날리면서” 달리는 시인의 뒤태가 소년처럼 애틋하네요. 덩달아 휘파람이라도 불면서 자전거 산책을 나가보면 어떨까요? 내친 김에 엉덩이를 살짝 들고 페달을 힘껏 밟아 먼지만 뽀얀 거기가 거기인 아파트단지들을 “거슬러 거슬러” 우리를 이렇게 낯설게 만든 폭력적인 시간을 “거슬러 거슬러” 키 큰 아카시아 새하얀 꽃잎이 향기를 휘날리는 유년의 먼 신작로를 따라 하-아-아-아-환성이 “입에서 터지는 대로 가슴에 담은 정이 묵은 대나무처럼 솟구치도록”. /최기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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