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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詩산책]신옥철 "有神論(유신론)"

 

내가

세상 밖 벼랑으로 떨어질 때마다

그가 거대한 파충류처럼 웅크리고 앉아

나를 받아주지만

그에게서 유일하게 위안을 받기도 하지만

그는 만져지지 않는 공기 같은 거

그가 있어도 나는 늘 외롭다

그도 나를 어쩔 순 없다

- 신옥철 시집 ‘뚜껑을 열어보고싶다’ /1999년/도서출판 대한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서만 치유 된다고 한다. 몸 부딪치고 소통하는 일이 어려울 때 신을 찾는다지만 사람의 등가물은 사람이다. 그렇지만 또 모든 물질이 그러하듯 넘치면 넘쳐서 괴롭고 부족하면 부족해서 애가 마른다. 그런 부조리한 물질들이 서로 만나서 공존하는 일이니 만나서 희희낙락하기도 하고 벼랑 밖으로 내쳐지기도 하기에 모든 생명체들은 불안하고 서로 외롭다. 인간들의 비명소리에 연민을 느껴 파충류처럼 웅크리고 앉아 있던 신이 거대한 몸을 일으켜 팔 벌려 받아준다 해도 인간이기 때문에 겪는 지극히 인간적인 외로움은 신으로서도 참 어쩔수 없는 일이겠다./최기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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