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 (목)

  • 흐림동두천 22.6℃
  • 흐림강릉 29.3℃
  • 서울 23.3℃
  • 흐림대전 27.4℃
  • 흐림대구 28.8℃
  • 흐림울산 27.9℃
  • 흐림광주 27.1℃
  • 흐림부산 25.2℃
  • 흐림고창 28.0℃
  • 흐림제주 31.4℃
  • 흐림강화 23.5℃
  • 흐림보은 26.2℃
  • 흐림금산 27.8℃
  • 흐림강진군 27.4℃
  • 흐림경주시 28.1℃
  • 구름많음거제 26.0℃
기상청 제공

[아침 詩산책]성향숙 시인"행성"

달 위에는 물돌 stones of water이 있을까?

거기엔 금물 water of golds이 있을까?

가을은 무슨 빛일까?

날들은 서로 부딪힐까?

그들이 난발처럼

온통 풀어질 때까지? 얼마나 많은 게

ㅡㅡㅡ종이, 와인, 손, 시체들 ㅡㅡㅡ

지구에서 저 먼 곳으로 떨어졌을까?



거기서는 익사한 사람도 살까?

/성향숙 시인

-파블로 네루다 시집 ‘충만한 힘’/문학동네

 

 

 

어둔 밤하늘은 무한한 상상력의 공간입니다. 거기 빛나는 별이나 달은 어쩌면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상상만을 증폭시키는지 모릅니다. 도시의 불빛이 잠식해버린 아름다운 빛들은 바닷가나 시골에 가서야 비로소 온전히 바라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린 어떤 순간에 하늘을 올려다볼까요? 아마 이 시인도 아픈 추억으로 달이라는 행성을 올려다보았나 봅니다. 혹시 소중한 사람이 익사한 안타까운 사건이라도 겪었을까요? 그 사람은 노란 금물이 흐르는 곳에서 물돌을 던지며 물수제비를 뜨거나 단풍잎 붉은 가을을 맞고 있을까요? 여기 지구에서처럼 맑은 날과 비오는 날들을 두루 겪으며 살고 있겠지요? 익사로 잃은 사람을 거기가면 만날 수 있을 같은 심정으로 ‘거기서는 익사한 사람도 살까?’하고 물어봅니다. 손톱만큼의 틈이 점점 벌어져 둥그러진 보름달에게 시인은 절규에 가까운 물음표를 자꾸 던져봅니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