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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詩산책]최기순 시인"언제인가 많은 것을"

언제인가 많은 것을 일러야 할 이는



많은 것을 가슴 속에 말없이 쌓는다



언제인가 번개에 불을 켜야 할 이는



오랫동안 구름으로 살아야 한다

- 니체 ‘디오니소스 찬가’ /1991년/민음사

 

 

 

이 시는 잠언에 가깝지만 아직 빛을 내기 보다는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글귀인 것 같다. 니체 자신의 자전적인 시일지도 모를, 우리가 삶에 부여하는 기호들. 제도나 가치들, 생경한 문제들, 개념들을 논리화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말없이 가슴 속에 쌓았을까? 또한 숱한 오해와 편견 속에 이해와 검증을 거쳐 후세인들의 발부리를 비추는 빛이 되기까지 얼마나 오랫동안 먹먹한 시간들을 보냈을까? 빛은 초속 30만㎞로 온다고 한다. 이미 완성된 빛 자체로 오는 시간이 그렇게 걸릴진대 하나의 빛으로 만들어져 무언가 비출 힘을 얻기 위한 시간은 또 얼마나 멀고 먼 시간일까? 언제인가 번개에 불을 켜야 할 이는 오래도록 구름으로 살아야 한다. /최기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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