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생 전 유난히 꽃을 좋아하시던 어머님이 하늘정원에
꽃나무를 심으시나 보다.
자꾸
내 머리카락을 뽑아 가신다.
- 시인축구단 글발공동시집 ‘토요일이면 지구를 걷어차고 싶다’에서 발췌
/ 고영
이 시는 짧지만 징하다. 자신의 탈모가 어머니가 하늘정원을 가꾸시기 때문이라는 발상이 강한 충격으로 가슴에 와 닿는다. 자신의 상실이 결국 상실이 아니라 자기 어머니를 향한 절차라 말하는 시인의 따뜻한 마음이 살아 있다. 결국 백골난망인 어머니를 자신의 아픔 속에서 찾고 일상에서 찾고 있음을…. 우리도 우리가 잊고 있는 어머니를 또 한 번 찾게 하므로 이와 유사한 내 졸시도 실어본다. /김왕노 시인
별수제비
추억의 어머니 누가 저 저무는 하늘가에 모셨을까.
아직은 도처로 뿔뿔이 흩어진 자식들 /
귀가하지 않았는데
밥상 가에 빙 둘러앉아 숟가락 하나씩 /
챙겨 들지 않았는데
어머니 별 수제비 뚝뚝 뜯어 넣으신다.
허기진 자식들, 사연 많은 자식들 다 모여들어
따뜻한 별수제비 한 그릇씩 거뜬히 비우라고
추억의 어머니 저무는 하늘 떡 하니 /
솥으로 걸어 두고
어머니 남은 청춘이니 여생이니 다 반죽해 /
별수제비 쑤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