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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불 시그널이 꿈처럼 어리는

거기 조그마한 역이 있다.



빈 대합실에는

의지할 의자 하나 없고



이따금

급행열차가 어지럽게 경적을 울리며

지나간다.



눈이 오고 ……

비가 오고 ……



아득한 선로 위에

없는 듯 있는 듯

거기 조그마한 역처럼 내가 있다.

 

 

 

나를 스쳐가는 바람에게 묻는다. 바람아, 지금 너는 어디서 오는 거니? 무엇을 만나고 오는 거니? 바람아, 지금 너는 또 어디로 가는 거니? 찾을 무엇이 거기 있는 거니? 문득 시간은 급행열차처럼 지나가고 곁의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 푸른 불 시그널처럼 눈을 떴다 감으면 아, 눈이 오고, 비가 오고, 생의 선로에 홀로 자그만 역처럼 서 있는 나를 발견한다. 부재 속에 고독한 존재의 쓸쓸한 초상을 본다. /이윤훈 시인

/ 한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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