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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기 뭐꼬?

내 맴이다

니는?

니 맴을 가꼬 안 있나



언젠가부터 널 훔쳐보는 버릇이 생겼다

언젠가부터 널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다

마주치는 눈빛이 시려 그런 거라고

내 맘 들킨 것 같아 부끄러워 그런 거라고

소줏잔 들고 혼잣말로 지껄여보지만

내 맘 나도 알 수 없다

발길이 자꾸만 너에게로 향하는 것을

낸들 어쩌랴



저 연애하고 싶어요

누구랑

샘이랑

뒷감당을 어떻게 할려구

머리채 몇 번 쥐어뜯기기밖에

더 하겠어요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내 맴(맘)에 다른 것이 침투한 사건이다. 자신도 억제할 수 없는 궁금증과 훔쳐보기가 지속적으로 일어나지만 그를 똑바로 쳐다볼 수는 없다. 누구를 사랑할 때, 그를 알 수 없어서 자신을 주체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꿈과 신념들은 어쩌면 논리적 판단이 아니라 맹목적 그리움과 채워지지 않는 고독의 허기진 모습일지도 모른다. 무언가와 연애를 한다는 것은 이미 다른 것과 한판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다. 뒷감당의 처절함보다 더 처절한 그리움이 바로 사랑인 것이다. 그것이 에로스적이건 아가페적이건 사랑은 한쪽으로만 시선이 꽂히는 불치병이다. 스산한 계절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도 사랑할 수만 있다면 그는 살아있는 사람이다./김윤환 시인

- 이소리 시집 ‘바람과 깃발’ /2006 / 바보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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