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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유기농 국가 선언 부탄이 부럽다

히말라야 산맥 동쪽에 부탄이란 작은 나라가 있다. 외국에서 유학을 한 젊은 국왕이 지배하는 왕국이다. 탄트라 불교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존경하는 ‘티벳 사자의 서’ 저자 파드마삼바바가 서기 659년께 불교를 전한 후 현재까지 불교의 전통이 이어지는 나라다. 신비한 은둔의 나라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와 더 가깝게 여겨지는 것은 몽골리언인데다 언어가 흡사하다. 문화와 풍속도 비슷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감정적 기질이 있고, 술을 좋아하며, 매운 음식을 선호한단다. 경로효친의 전통도 있다. 이 나라가 관심을 끄는 것은 국민의 행복도 경제활동 산정에 포함시키는 이른바 ‘국가총행복’(GNH) 지수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2010년 수원을 국빈 방문한 부탄왕국 행정 수반인 지그미 틴리 수상은 국가 총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 가치를 인정하고 보존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 부탄이 세계 최초로 자국 농업 전체를 유기농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해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인구수로는 수원시와 비슷한 120만에 지나지 않는 소국이지만 한 국가 전체에서 유기농을 하겠다고 선언한 부탄왕국에 우선 경의를 표한다. 부탄은 앞으로 살충제와 제초제 판매를 금지하고 농경에 석유·석탄 등의 연료를 원동력으로 이용하는 기계력 대신 가축의 힘을 원동력으로 이용하며 농가 부산물을 퇴비로 사용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인도 델리에서 열린 연례 지속가능개발 콘퍼런스에서 행한 페마 기암초 농림업 장관의 발언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부탄은 산악지대가 대부분이라 농약 같은 화학제품을 사용하면 물과 식물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교를 신봉하는 나라로서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지향한다면서 동물도 살 권리가 있고, 식물과 곤충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말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지만 생명을 경시하고 물질적인 성장만을 추구하는 요즘 세상에서 신선한 충격이다. 물론 부탄 내부의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고 한다.

최근 수년간 기후 온난화와 변덕스런 날씨 때문에 생산량 유지를 위해서는 화학제품을 쓸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기암초 장관은 유기농으로 완전히 전환하더라도 생산이 더 증대되고 고품질 유기농산물 수출로 많은 경제적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 한다. 이 소식을 들으면서 우리나라 전체는 어려울지라도 경기도, 아니면 한 지자체, 아니 한 면단위라도 전면적 유기농 전환 선언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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