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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한국인 매력은 왜 역사에 묻혔는가?

국내 체류 서구인들 눈으로 본
100년전 모습 역동적으로 재현
일제 치하 등 고난으로 견고해진
고귀한 정신이 ‘미래의 힘’ 강조

 

 

‘486세대’의 일원이기도 한 이숲은 20대 시절 단련된 비판의식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탐구와 연구, 삶을 통해 축적된 경험으로 마침내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내’나라 대한민국, ‘내한민국’을 찾아냈다.

이는 단지 민족주의적 아집이 아닌 보편적 관점의 획득이고, 또 다른 형태의 ‘신앙고백’이기도 하다.

‘스무살엔 몰랐던 내한민국’은 치밀한 자료 고증을 통해 암울한 시대, 구한말 한국인의 보편적인 매력을 발굴한 역작이다.

이 책이 조명하고 있는 것은 권력자나 유명한 인물이 아닌 소박한 서민들이다.

저자가 방대한 역사 기록 속에서 열정적으로 찾고 싶어 한 것은 바로 생생한 목소리를 가진 살아 움직이는 보통 사람들이었다. 때문에 저자는 1세기 전 한국을 방문했거나 체류했던 서구인들이 남긴 기록들을 꼼꼼히 분석해 과거 한국인들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재현했다.

외모, 기질, 여성, 문화, 정치, 종교 등 사회 구석구석 숨어 있던 풍경들에 대한 생동감 넘치는 묘사를 읽다보면, 어느새 우리들의 현재 모습이 겹치고, 우리가 그동안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한국인의 긍정적인 모습에 새로 눈뜨게 된다.

한국인에 대한 생생한 묘사로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낸 저자는 책 후반부에서 본격적인 주제를 드러낸다.

“왜 이러한 긍정적인 매력이 역사 속에 묻혔는가?”

저자는 다양한 지위를 가진 서양인의 기록을 뒤져가며 그 원인을 찾아간다. 100년 전 서구인들이 남긴 기록은 그들 자신의 자화상이기도 했다.

문명인이라고 자부하나 제국주의와 오리엔탈리즘에 물든 서구인들의 ‘마음’과 ‘인식’을 저자는 통렬하게 해부한다. 이 과정에서 일본이 한국에 행한 치밀한 ‘음모’와 ‘조작’도 함께 추적한다.

이 추적의 과정은 긴장되고 짜릿하다. 작가는 여기서 독창적인 역사해석 능력을 발휘한다. 에드워드 사이드를 흠모하는 작가는 ‘오리엔탈리즘’ 연구에서 시도된 적이 없는 새로운 분석방식을 제시한다.

‘식민주의 담론과 상호성(Reciprocity)사이의 연관관계’를 추론하는 과정에서 저자는 철학적·문학적 감수성과 통찰력을 결집시킨다.

그리고 분석과 연구의 말미에서 희망을 이야기한다. 고난을 겪었기 때문에 더욱 진지하고 균형 잡히고 고귀한 정신을 지닌 것이 한국인이라고, 이 무서운 잠재력이 우리 미래의 힘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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