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는 퇴역을 즈음해 자신의 과거, 조국과 세계의 변화를 회고하고 통찰하며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위에 맞서 자유민주주의와 평화 수호를 위한 고립주의, 비간섭주의, 평등 외교를 호소했다.
1930년대 초 전국을 누비며 한 연설을 보강해서 펴낸 이 책에서 버틀러는 매우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밝히고, 애국심과 영웅심으로 포장된 전쟁의 추악한 이면을 고발하고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반전 문학으로 손꼽히는 이 짧은 에세이는 지금도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로, 교양서이자 교육서로 널리 읽히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버틀러는 군산복합체(軍産複合體, military-industrial complex)의 실체를 처음으로 밝혔다.
그는 미국의 ‘군사 조직’이 부유한 미국 기업들의 이득을 위해 어떤 식으로 이용됐는지 실명을 하나하나 거론하는 한편, 전쟁지지자들이 대중에게 전쟁의 당위성을 납득시키기 위해 ‘신’을 이용한다는 사실을 파헤친다.
이런 사실에 대해 어렴풋이 아는 현대인들조차도 그의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설명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한편, 본서에는 마크 트웨인의 반전 엽편소설 ‘전쟁을 위한 기도’가 함께 편집·수록됐다.
극적인 반전을 담은 결말은 전쟁에 대한 깊은 고찰을 끌어낸다.
정전 60주년, 아직도 민족 간 대립의 틀에 갇힌 채 전쟁에 대해 점점 둔감해지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이 책은 전쟁의 속성을 이해하고 반전 평화 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훌륭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